[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50] 왜 전영오픈을 ‘배드민턴의 윔블던’이라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3-18 07:02
금메달을 목에 건 이소희(왼쪽)-백하나[AP=연합뉴스]
금메달을 목에 건 이소희(왼쪽)-백하나[AP=연합뉴스]
한국의 이소희-백하나가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전영오픈 여자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2위 이소희-백하나 조는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대회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5위인 일본의 마쓰야마 나미-시다 지하루 조를 2대1(21-19, 11-21, 21-17)로 눌렀다. 지난 해 김소영-공희영 조가 챔피언에 오르며 6년만에 전영오픈 여자 복식을 우승한 한국 배드민턴은 2년 연속 챔피언을 배출했다.

전영오픈은 매년 영국에서 개최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배드민턴 토너먼트이다. 정식명칭은 영어로 ‘All England Open Badminton Championships’이다. 전영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로 번역하며, 줄여서 전영오픈이라고 말한다.
산업혁명 발발과 함께 근대 스포츠 종목 등을 많이 고안한 영국은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에 정관사 ‘The’나 ‘All’ 등을 써서 종주국의 자부심을 표현한다. 세계 테니스 최고 대회인 윔블던의 공식 명칭은 ‘윔블던 챔피언십(The Championships, Wimbledon)’이다. 윔블턴 대회가 열리는 경기 장소는 ‘올 잉글랜드 테니스 클럽(The All England Tennis Club)’이다. 그랜드 슬램 대회 중 유일하게 천연 잔디 구장에서 열리는 윔블던의 전통과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서 ‘The’와 ‘All’를 함께 사용한 것이다. (본 코너 906회 ‘왜 ‘윔블던’이라고 말할까‘ 참조)

전영오픈이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것은 테니스 윔블던과 같이 세계 배드민턴에서 최고 대회라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전영오픈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 가장 수준이 높은 수퍼 1000 대회 4개 중 하나이면서 1899년에 창설된 세계 최고 대회이기도 하다. BWF는 2018년 월드투어 탄생과 함께 수퍼 1000 이벤트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다. 배드민턴의 세계 역사적 거점 4곳인 영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수퍼 1000 대회를 개최한다. 이 시리즈는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 보다 낮지만 세계 수준급 대회로 평가받는다.

배드민턴 세계 최초 대회는 1898년 영국 길드퍼드에서 열렸다. 이 대회 성공에 힘입어 1899년 런던 원예홀에서 전영오픈 첫 대회가 열렸다. 전영오픈은 1949년 첫 번째 토마스컵 시리즈 이후 1977년까지 비공식 세계선수권대회로 인정받았다. 전영오픈은 지금까지 제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단 두 번 중단되고, 매해 대회를 개최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1981년 황선애가 전영오픈 여자 단식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후 김연자가 1986년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1996년 방수현, 2023년 안세영이 우승을 이어 나갔다. 한국은 남자복식 박주봉, 김문수, 이상복 등이 1985,86, 89,90년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복식 정명희, 황혜영 조 등을 비롯해 많은 우승자를 배출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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