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85] 배드민턴에서 왜 ‘캐리’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5-03 07:37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걔랭킹 1위 안세영의 서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걔랭킹 1위 안세영의 서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포츠용어로 ‘캐리(Carry)’는 여러 의미로 쓰인다. 골프와 야구 등에서 캐리라고 말하면 맞은 볼이 날아간다는 뜻이다. 골프에서 캐리는 클럽으로 공을 쳐 날아간 거리를 의미한다. 우리 말로는 ‘비거리’라고 말한다. 땅에 딱 떨어진 곳까지의 거리를 뜻한다. (본 코너 105회 ‘‘캐리(Carry)’는 ‘비거리’와 어떻게 다른가‘ 참조)

야구에서 캐리는 공이 이동한다는 맥락으로 많이 쓴다. 미국 야구선수들은 대기 상태에 따라 공 거리가 달라질 때 ‘캐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럭비에서 캐리는 공을 들고 뛰는 것을 의미한다. 배드민턴에서 캐리는 스트로크를 하는 중에 셔틀콕이 라켓에 걸리거나 오래 머무는 결과를 의미한다. 반칙의 일종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Carry’의 기원은 두 바퀴 달린 전차라는 뜻인 라틴어 ‘Carrum’에서 출발한다. 고대 프랑스어 ‘Carrier’를 거쳐 14세기부터 영어로 쓰기 시작했다. 1580년대 ‘노력으로 얻다’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1610년대 ‘성공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하게됐다. 스포츠 용어로 쓰이게 된 것은 1800년대 후반부터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럭비 용어로 캐리를 처음 사용했다. 1932년 12월26일 동아일보 '1932년 럭비 연맹전을 마치고' 기사에서 '캐리'라는 말이 기사 안에 등장했다.

배드민턴은 원칙적으로 1번만 셔틀콕에 터치해야 한다. 캐리가 생기면 정상적인 플레이로 간주하지 않는다. 공을 2번 이상 연속해서 닿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캐리는 배구의 ‘드리블’과 같은 셈이다. (본 코너 488회 ‘배구에서 드리블(Dribble)을 금지하는 이유’ 참조)

배드민턴에서 캐리는 셔틀의 깃털 부분을 치거나, 셔틀이 라켓에 엉기는 경우이다. 이때는 반칙으로 간주해 점수를 1점 내주게 된다. 세계배드민턴연맹과 대한배드민턴협회 규칙에 따르면 셔틀을 연속적으로 두 번 이상 쳤을 경우, 반칙(Fault)’으로 제재를 한다. (본 코너 972회 ‘테니스에서 왜 ‘폴트(fault)’라고 말할까‘ 참조) 배드민턴에서 캐리는 다른 말로 ‘Sling’, 혹은 ‘Throw’라고도 말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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