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연패’라는 용어는 간혹 헷갈릴 수 있다. 연속해 졌을 때 ‘연패’라는 표현을 쓰는가 하면 연속으로 우승을 할 때도 ‘연패’라고 쓰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는 ‘연패’가 한글로는 똑같지만 한자가 다른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여서 그렇다. 내리 지는 경우를 나타내는 ‘연패’의 한자는 ‘連敗’다. 우승할 때 쓰는 ‘연패’의 한자는 ‘連霸’다.
‘연패(連霸)’는 원래 일본식 한자어이다. ‘잇닿을 연(連)’과 ‘으뜸 패(覇)’가 합쳐진 연패는 연속적으로 우승하는 것을 가르키는 표현이다. 원래 ‘패(覇)’라는 한자어는 제후의 깃발을 의미한다. 패를 쥐는 자는 무력이나 무술로 천하를 거느리는 이를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스포츠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제패(制霸) ’패권(覇權)‘ 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연패는 영어 ‘successive championships’ 또는 ‘consecutive championships’를 번역한 말이다. 메달을 수여하는 올림픽에선 ‘championships’을 ‘medals’로 바꿔 말한다. (본 코너 89회 ‘왜 ‘챔피언십(Championship)’이라고 말할까‘ 1156회 ’왜 ‘금메달’이라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연패’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34년 1월6일자 ‘慶應型滑連覇(경응배연패)’ 기사는 제9회전일본 대학 피겨스케이팅 대회에서 게이오대가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잇따라 우승하는 경우 ‘연패’보다 가급적 ‘연속 우승’ 등으로 풀어 쓰는 것이 좋다. 올림픽의 경우는 3연패보다는 3연속 금메달이라고 더욱 확실하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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