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랑 리코 스포츠에이전시 대표 [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290033180524791b55a0d5621122710579.jpg&nmt=19)
에이전트의 존재 이유는 단 하나다. 협상이다. 선수를 위해 최적의 조건을 만들고, 커리어 방향을 설계하며, 구단과의 협상에서 선수의 권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에이전트라는 직업의 본질이다. 하지만 리코의 최근 행보는 이 본질과 거리가 멀다.
세계 최고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보자. 보라스는 계약 협상으로만 제국을 만들었다. 광고나 스폰서 수익은 부차적일 뿐, 그의 수익의 90% 이상은 선수 계약에서 나온다. 그는 팬덤으로 장사하지 않고, 플랫폼을 만들지도 않으며, 선수 이미지를 구단 몰래 상업화하지도 않는다. 보라스의 원칙은 단순하다. 에이전트는 선수의 대리인이지, 팬덤의 주인이 아니다.
협상은 에이전트의 예술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에이전트의 일이 아니다. 구단 자산을 우회해 상업 구조를 만들고, 선수 이미지를 플랫폼에 묶어두는 순간, 그것은 플랫폼 사업자이지 에이전트가 아니다.
리코는 이제 에이전트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선을 지키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신뢰도, 정당성, 존재 이유 모두가 무너진다. 에이전트는 협상이다. 리코는 협상만 해야 한다.
이예랑 리코 스포츠에이전시 대표는 유능한 협상가다. 'KBO의 보라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협상가도 다른 사업도 할 수 있다. 보라스는 협상도 하지만, 데이터 분석·의학 자문·스카우팅을 포함한 선수 가치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트레이닝·재활 인프라, 마케팅·브랜딩, 드래프트 컨설팅, 재정·세무 자문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펼치지만, 이는 대부분 선수의 시장가치를 높여 더 큰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지원 구조다. 실제 매출의 절대적 비중은 MLB 선수 계약 협상에서 발생하며, 나머지 사업들은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한 투자형 인프라에 가깝다.
따라서 리코는 사업 확장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구단·리그와 충돌을 일으키는 팬 대상 상업 플랫폼보다는 선수 가치를 높이고 협상을 강화하는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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