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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657] 북한 농구에선 왜 '포워드'를 '공격수'라 말할까

2026-01-07 05:36:06

2023년 항조우 아시안게임 남북한 여자농구 경기.
2023년 항조우 아시안게임 남북한 여자농구 경기.
외래어 ‘포워드’는 영어 ‘forward’를 음역한 말이다. 농구, 축구 등에서 전위를 의미한다는게 사전적 정의이다. forward는 고대 영어 ‘foreweard’에서 유래했다. 원 뜻은 전면이나 전면 지역을 의미한다. 영어 어원사전에 따르면 1879년 축구 포지션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 말은 한자어로 ‘공격수(攻擊手)’라고 부른다. 상대편을 치고(攻) 때리는(擊) 사람(手)이라는 뜻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공격이라는 단어는 군사 용어로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공격수라는 단어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는다. 이로 미루어볼 때 지금과 같은 의미의 공격수는 일제 강점기 때 들어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현재는 번역 차용한 말인 공격수보다는 영어 발음 그대로 포워드라는 외래어를 더 많이 쓴다. 일본에서도 공격수 보다는 ’훠와아도(フォワード)‘라는 영어 음절을 차용한 말을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중국어로는 공격수를 앞에 있다는 의미로 ’전봉(前鋒)‘이라고 쓴다. (본 코너 311회 ’포워드(Forward)를 왜 공격수(攻擊手)라고 말할까‘ 참조)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6년 1월13일자 ‘고국방문(故國訪問)을마치고 농구망언(籠球妄言) (사(四))’ 기사는 ‘또 제이회전(第二回戰)때에 일반(一般)으로 포드가 적(敵)의 까드의 공(攻)을 방어(防禦)하야 성공(成功)한 것은노 력(勞力)의 자최가보이는 동시(同時)에 그작전(作戰)에 경의(敬意)를 표(表)하지안을수 업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1920년대 신문체·농구 혼용기 용어가 그대로 살아 있는데, 포워드를 ‘포드’로 표기했음을 알게 해준다. 당시 포워드는 공격수가 아니라 가드의 공격을 막는 역할을 수행했다. 1920년대 농구 인식에서 포워드는 전후방을 오가며 공격과 방어를 모두 수행하는 전천후 선수에 가까웠다. 이는 오늘날 스몰포워드 개념과도 닿아 있다. (본 코너 398회 ‘왜 스몰포워드(Small Forward)라 말할까’ 참조)

북한 농구에서 포워드를 ‘공격수’라고 말한다. 북한은 외래어 음역을 꺼리고, 의미를 풀어 조선어로 옮기는 방식을 택해왔다. 그 결과 ‘앞에서 공격을 수행하는 선수’라는 기능이 강조되며 포워드는 자연스럽게 ‘공격수’가 됐다. 이는 북한식 스포츠 언어가 기술이나 포지션보다 ‘임무’와 ‘역할’을 앞세운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공격수라는 말에는 축구와 군사 언어의 영향도 짙다. 북한에서 공격수는 축구에서 가장 익숙한 포지션이며, 동시에 군사적으로는 전방에서 돌파와 공격을 맡는 병력을 뜻한다. 농구 역시 개인 기량의 향연이 아니라 집단 전술의 대결로 이해되는 만큼, 포지션은 곧 임무다. 가드가 조직과 배급을 책임지고, 센터가 중앙의 지주 역할을 맡는다면, 포워드는 득점을 통해 승리를 만들어내는 공격의 주체가 된다.

공격수라는 말은 목적이 분명하다. 왜 뛰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언어 속에 드러난다. 반면 포워드는 북한식 체육 담론에선 다소 모호한 개념이다. 북한 농구에서 언어는 설명이 아니라 규정이며, 기술 용어가 아니라 역할 선언에 가깝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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