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의 아이콘이 된 미국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11706260806620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우리나라 언론이 아이콘을 영어 외래어로 차용해 쓰는 용례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2000년대 이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는 영어권에서 “cultural icon”처럼 쓰이는 영향이 국내에서도 확대되면서, 스포츠·연예 기사나 칼럼에서 직접적으로 ‘~의 아이콘’이라고 언급하는 일이 흔해진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언론이 아이콘이라는 외래어를 굳이 그대로 쓰는 데에는 국내어인 ‘상징’ 또는 ‘대표 인물’보다 더 세련되고 압축적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아이콘은 단순히 유명인을 뜻하는 ‘스타’보다 상징성·대표성·문화적 의미를 강조할 때 선호한다.
스포츠 아이콘의 또 다른 특징은 플레이 스타일의 상징화다. 오타니 쇼헤이의 ‘이도류’, 조던의 ‘페이드어웨이’, 나달의 ‘클레이코트’처럼 특정 동작이나 장면을 선수 이름과 분리될 수 없게 만든다. 이는 기술이 곧 이미지가 되고, 이미지가 다시 기억으로 굳어지는 과정이다. 아이콘은 기록표보다 오래 살아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콘은 또한 시대의 기억 장치다. 2002년 월드컵을 말할 때 사람들은 점수보다 박지성의 얼굴과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떠올린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역시 메달 집계보다 특정 선수와 장면이 먼저 호명된다. 아이콘은 결과가 아니라, 그 시절 사람들이 공유했던 열광과 감정을 대신 기억해주는 존재다.
이 지점에서 스포츠 아이콘은 사회적 의미를 획득한다. 무하마드 알리는 단순한 복서가 아니라 반전과 인권의 상징이었고, 빌리 진 킹은 테니스 코트를 넘어 성평등 담론의 아이콘이 되었다. 한국 스포츠에서도 손흥민은 득점 기록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 선 한국 선수’라는 집단적 자부심을 상징한다. 아이콘은 스포츠를 통해 사회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대체 불가능성이 갖춰질 때 비로소 아이콘은 탄생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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