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년 연속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하성의 행보는 씁쓸함을 남긴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특유의 허슬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대형 계약 이후 찾아온 부상 공백기에도 수백억 원에 달하는 보장 연봉을 단 한 푼의 양보 없이 챙기는 모습은 그간의 열정적인 이미지와 대조적이다. 부상은 선수의 잘못이 아닐지언정, 팀이 가장 힘든 시기에 고액 연봉자로서 책임감 있는 결단 대신 '계약서상의 권리' 뒤에 숨는 모습은 전형적인 실리 추구형 선수로 비춰질 뿐이다.
이러한 김하성의 행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먹튀로 꼽히는 앤서니 랜던이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궤를 같이한다. "야구는 직업일 뿐"이라며 사복 입은 모습이 더 익숙해진 랜던과, 우승 MVP라는 명분 아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부상을 입고도 천문학적인 잔여 연봉을 모두 챙겨 은퇴한 스트라스버그는 자본주의적 권리의 화신들이다. 이들에게 팬들이 느끼는 감정은 동경이 아닌 배신감이다. 구단의 재정을 갉아먹으면서도 미안함조차 보이지 않는 '염치없는' 태도가 그들을 '사이버 선수'라는 조롱 속에 가두었다.
프로의 클래스는 통산 성적이나 통장 잔고가 아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염치'에서 결정된다. 김하성, 랜던, 스트라스버그가 법적 권리를 앞세워 실리를 챙기는 사이, 다르빗슈는 손해를 감수하며 야구인의 자존심을 지켰다. 훗날 팬들이 기억할 이름은 수천억 원을 챙긴 사이버 선수가 아니라, 단 한 순간도 구단과 팬 앞에 부끄럽지 않으려 했던 진짜 야구 투수 다르빗슈 유일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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