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은 계약 구조다. 보장 금액은 크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마이너리그 강등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는 기회를 주고 기다리는 계약이 아니라, 즉시 증명을 요구하는 계약에 가깝다.
샌디에이고는 이미 한국인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통해 이 냉혹한 기준을 보여준 바 있다. 큰 기대 속에 영입했지만, 단 한 차례의 빅리그 등판 기회도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고, 결국 트레이드 카드로 소모했다. 구단은 고우석의 구위가 메이저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기다려줄 인내심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수비 활용도 역시 냉정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샌디에이고의 내야진은 이미 탄탄하게 구성된 팀이다. 송성문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이라는 점은 장점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확실한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 내야진의 틈새를 공략하지 못하고 어설픈 백업 역할에 머문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그를 보유할 이유가 사라진다. 송성문이 초반 적응에 실패할 경우 즉시 전력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안착 여부는 시범경기부터 본토 투수들의 공을 얼마나 정타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고우석처럼 구단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까지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번 영입은 샌디에이고의 또 다른 실책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보장 계약이 곧 빅리그 잔류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송성문이 제2의 고우석이 아닌 제2의 김하성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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