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겨울 박지영(20.CJ오쇼핑)의 손은 그러나 매일 터졌다. 하얀 반창고는 그의 손가락을 떠날 줄 몰랐다. 박지영은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각오로 클럽을 휘둘렀다. 지난해 생애 딱 한 번뿐인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정작 우승컵이 없던 터라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고, 그걸 메우기 위해서였다.
박지영은 마침내 그토록 갈구하던 꿈을 이뤘다. 10일 제주 엘리시안제주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다. 4타 차의 넉넉한 타수 차이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이날 시즌 2승 거둔 장수연(22.롯데)과 챔피언 조에서 우승 경쟁을 벌였다. 박지영은 1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동타를 허용했다. 우승 경험이 없기에 이후 무너질 법도 했지만 그는 침착했다. 박지영은 이와 관련, “이상하게 그 전에는 떨렸는데 막상 동타가 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일단 목표를 달성한 박지영은 “생애 첫 우승이라는 게 어려운데 결국 해냈다. 앞으로는 우승 경쟁을 할 때 자신 있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3승 정도 했으면 한다”고 했다. 또 하나의 목표는 ‘최저 타수상’이다. 꾸준한 플레이를 해야만 받을 수 있기에 더욱 욕심이 난다는 게 박지영의 설명이다.

박지영은 지난해에 비해 가장 눈에 띄게 발전한 부분으로 ‘쇼트 게임’을 꼽았다. 그는 지난 동계훈련 때 이정민(24.비씨카드), 조윤지(25.NH투자증권),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 정연주(24.SBI), 김지현(25.CJ오쇼핑) 등과 함께했다.
박지영은 욕심이 많다. 무작정 욕심만 많은 게 아니라 그걸 채우기 위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지난해 처음 정규 투어에 합류했을 당시에도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는 꾸준한 플레이를 앞세워 목표였던 신인왕을 달성했다.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소리 없이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가고 있는 박지영의 눈은 이미 미국과 일본을 향해 있다. 미국 무대를 위해 그는 고교 시절부터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영어를 익혔다. 최근에는 일본어도 배우고 있는 중이다.
박지영은 “미국보다는 아무래도 일본 쪽 문을 먼저 두드릴 계획”이라며 “요즘 핸드폰에 일본어 앱(어플리케이션)을 깔아놓고 배우고 있는데 쉽지는 않다”며 웃었다. 이어 “우승도 했으니 내일은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놀러 가고도 싶은데 정해진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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