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54] 태권도 용어 ‘돌쩌귀’는 어떤 의미의 말일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2-03-21 11:39
경첩의 순우리말인 돌쩌귀의 암수가 짝을 이루는 모습에서 이름 붙인 돌쩌귀 동작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경첩의 순우리말인 돌쩌귀의 암수가 짝을 이루는 모습에서 이름 붙인 돌쩌귀 동작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시인 박목월의 ‘윤사월’은 중고등학생 시절 많이 읆조린 대표적인 시이다. 이 시는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로 이어진다. 봄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의 애절한 마음을 노래하는 이 시에서 ‘문설주’를 모르면 감흥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문설주는 말 그대로 기둥을 말한다. 문설주는 문을 내기위해 문 좌우에 세워둔 것이다. 문설주를 알게 되면 문설주를 달아 여닫는데 쓰이는 돌쩌귀라는 말도 이해할 수 있다. 돌쩌귀는 문설주에 달아 쓰는 두 개의 쇠붙이다. 암짝은 문설주에, 수짝은 문짝에 박아 맞추어 꽂는다. 돌쩌귀는 한자어 경첩(hinge)의 순 우리말로 문이 닫힐 때 뒷사람이 부딪치거나 손가락이 문틈에 끼지 않도록 문에 다는 쇠붙이이다.

소설가 심훈의 대표적인 소설 ‘상록수’에는 ‘허술하게 박은 돌쩌귀가 떨어지면서 문을 덜커덕 열렸다’는 예문이 있다. 돌쩌귀가 문을 여닫는 역할을 한 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구절이다. 돌쩌귀는 ‘돌아간다’라는 의미에서 문짝의 회전축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 금강 품새를 보면 ‘큰 돌쩌귀’ 동작이 있다. 다름 품새에서도 ‘작은 돌쩌귀’ 동작이 있다. 이 말은 바로 순우리말 돌쩌귀에서 따온 명칭이다. 돌쩌귀의 암수가 짝을 이루는 모습에서 이름을 붙인 동작인 것이다.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돌쩌귀는 두 팔의 움직임은 뒤치기와 돌려지르기를 동시에 수행하는 동작과 비슷하다. 주로 다음 기술을 연이어 수행하기 위한 예비동작으로 쓰인다. 돌쩌귀는 우리말 발음을 그대로 해 로마자로 ‘doljjeogwi’라고 표기한다. 영어로는 경첩 동작과 같은 의미로 ‘hinge movement’라고 말할 수 있다.

돌쩌귀는 한쪽 주먹은 등주먹이 아래를 향하도록 옆구리에 붙이고, 반대쪽 주먹은 몸통 앞에 둔다. 이때 큰 돌쩌귀는 몸통 앞에 둔 주먹의 등주먹 부분이 위를 향하게 하고, 작은 돌쩌귀는 허리 앞에 둔 주먹의 등주먹 부분이 앞을 향하게 한다. 돌쩌귀는 움직임이 치기나 지르기와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예비동작의 목적으로만 쓰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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