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개조한 헤이워드 필드는 허셀-로젠 트랙, 아이칸 스타디움, 존 맥도넬 필드, 록 초크 파크와 함께 미국에서 유일하게 국제육상경기연맹 클래스 1 인증을 받았다. 해발고도는 대략 420피트(130m)이며 태평양과는 80km 떨어져 있다. 경기장 건물은 2018년 새로 지었다. 이번 대회 주최측은 헤이워드 필드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 및 제작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육상 시설’이라고 설명한다.
필드의 어원을 따져보면 고대 영어 ‘Feld’, 독일어 ‘Feld’, 덴마크어 ‘Felt’로 이어진다. 모두 서양어의 뿌리인 인도유럽어 어근인 평평하다는 의미의 ‘Pele’에서 나온 말이다. ‘Pel’ 발음이 우리말 발음 ‘벌(벌판 뜻)‘과 같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점이다. 고대 시대에 동서양간에 언어적 동일성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낳는다.
‘Stadium’이라는 말은 그리스어 ‘Stadion’에서 유래된 것이다. 원래는 600피트(180m)에 해당하는 길이라는 의미였다. 근대 스포츠에서 스타디움이라는 말은 거리 단위가 아닌 경기장을 의미하는 말로 많이 쓰였다. 육상, 축구, 야구 등이 열리는 경기장을 필드와 함께 스티다움이라고 불렀다.
영어로 육상 경기장은 ‘Venue’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이 말은 고대 라틴어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라는 뜻인 ‘Venire’가 어원이다. 고대 프랑스어로 온다는 의미인 ‘Venir’을 거쳐 1570년 영어에서 행사나 회의가 열리는 곳으로 사람들이 오는 장소라는 뜻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영어와 함께 스페인어로도 이 말은 경기장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프랑스어로는 아직도 고대부터 내려 온 의미인 온다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경기종목을 의미하는 영어 'Event'는 라틴어 'Venire'와 같은 어원의 뿌리를 갖는다고 한다. 밖으로 라는 의미인 접두사 'ex(e)'와 'venire'가 합성된 단어가 변형돼 영어에서 'event'라는 말이 됐다는 것이다. 2019년 선보인 현대자동차 소형차 ‘Venue’는 아마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라는 의미로 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Field’, ‘Stadium’, ‘Venue’ 등을 모두 경기장이라고 번역해 말한다. 경기장이라는 말은 ‘다툴 경(競)’, ‘재주 기(技), ’마당 장(場’으로 구성된 한자어이다. 기술의 낫고 못함을 서로 겨루는 장소라는 뜻이다. 특히 운동 경기가 열리는 장소를 경기장이라고 말한다. (본 코너 666회 ‘육상경기에서 ‘경기(競技)’라는 말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참조)
시대와 국가마다 경기장을 나타내는 말들이 많이 다르다. 하지만 스포츠의 원초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곳이라는 점에서 경기장은 공통적인 목적을 갖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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