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시즌 막바지 프로야구에서 각 구단이 중요한 경기에 선발 투수 2-3명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이러한 시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외국인 투수 2명과 선발 투수 3명 등 선발 요원을 투입했지만 5-15로 대패했다.
가을야구 경쟁 팀인 4위 삼성과 5위 kt가 나란히 승리한 가운데, 6위 롯데는 최하위 키움에 패하면서 kt와 격차가 1경기로 벌어졌다.
롯데는 에이스 에릭 감보아가 선발로 나서고 키움은 신인 박정훈이 대체 선발로 나선 매치업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하지만 감보아는 전반기와 달리 더는 믿기 어려운 선수가 됐다. 3⅓이닝 9피안타 8실점(7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롯데 선수단. 사진[연합뉴스]
6월 5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1.72로 5월 MVP에 선정됐던 감보아는 후반기 들어 믿음을 주지 못한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불펜으로 뛰었고 2022년 트리플A에서 던진 88⅓이닝이 종전 한 시즌 최다였던 그는 이미 KBO리그에서 103이닝을 소화했다. 롯데 오기 전 올해 마이너리그 19⅓이닝을 더하면 122⅓이닝이다.
감보아는 "구단에서 철저하게 체력을 관리해줘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성적은 그렇지 않다. 최근 팔꿈치 통증으로 한 차례 선발을 건너뛴 그는 우려 속에 등판한 경기에서도 또 무너졌다.
감보아 이후 등판한 투수들도 키움 타선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구잡이로 기용된 박진은 ⅔이닝 2실점으로 피로한 모습을 노출했고, 시즌 중반까지 선발진을 지켰던 이민석은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불안했다.
후반기 롯데 추락을 상징하는 대체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는 1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데려온 벨라스케즈는 8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11.22다. 피안타율 0.375, WHIP 2.26으로 더는 기용하면 안 될 정도다.
경기 지켜보는 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연합뉴스]
롯데가 남겨둔 경기는 NC(23일 울산), 삼성(24일 대구), LG(25일 부산), 삼성(26일 부산), 두산(28일 잠실), SSG(29일 인천), 한화(30일 대전)까지 7번이다. 중간에 휴식일은 27일 하루뿐이라 선발 투수가 최소 5명은 필요하다.
하지만 롯데 선발진은 마지막으로 5이닝을 채운 선수가 3일 kt전의 감보아(5⅓이닝 4실점)일 정도로 사실상 무너져 남은 일정이 첩첩산중이다.
아직 가을야구를 향한 산술적 가능성은 충분하다.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최대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타선의 힘으로 흔들리는 마운드를 지원하는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