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결과는 뼈아픈 실패였다. 엄상백은 시즌 내내 불안정했다. 총 28경기에 등판해 80⅔이닝을 던졌지만, 평균자책점 6.58이라는 성적은 선발 자원으로서 사실상 전력 공백에 가까웠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제구가 흔들리며 이닝 소화조차 어려웠고, 결국 정규시즌 후반에는 로테이션에서 이탈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플레이오프 엔트리에는 가까스로 포함됐으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는 제외됐다. 78억이라는 투자 가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심우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94경기 출전, 타율 0.231, OPS 0.587. 기본적으로 수비형 유격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격 기여도가 지나치게 낮았다.
한화는 이제 또 한 번 스토브리그의 기로에 서 있다. 확실한 좌타 거포, 그리고 풀타임 내야 중심 자원(2루수·유격수)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FA든 트레이드든, 확실한 '전력 가치'가 있는 자원을 찾아야 한다.
물론 엄상백과 심우준이 내년 반등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올 시즌 내내 드러난 기량과 경기력 흐름을 고려할 때, 내년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번 실패는 분명하다. 돈을 썼다면 확실한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한다. 결과로 증명할 정확한 선택이 필요할 때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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