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호는 최근 성적으로 총액을 요구할 수는 없다. 타격 지표와 수비 기여도는 전성기와 거리가 있고, WAR 기준으로 자신의 요구액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협상은 성적 계약이 아니다. 삼성이 실제로 사려는 것은 타율이나 홈런 수가 아니라 포수 공백이 만들어낼 리스크를 제거하는 비용이다. 포수는 대체 실패 시 손실 폭이 가장 큰 포지션이다. 삼성은 당장 주전으로 시즌을 맡길 내부 대안이 사실상 없다. 공백이 생기면 투수 운용, 경기 운영, 시즌 초반 안정성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린다.
그렇다면 해법은 간단하다. 1+1 구조는 답이 아니다. 최형우 사례가 보여주듯, 레전드급 베테랑에게 기간 보장은 곧 존중이다. 강민호 역시 1+1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 옵션을 늘려 총액만 키우는 방식도 체면 문제로 결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2년 완전 보장 계약이 합리적이다. 금액은 26억 원 안팎이 현실적 상한선이다. 옵션은 없거나 명목 수준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이는 삼성에겐 장기 리스크를 막고, 강민호에겐 커리어 말미의 위상을 지켜주는 방식이다.
삼성 입장에서 30억을 넘기면 내부 반발과 레거시 비용 논란이 커진다. 반대로 24억 이하로 낮추면 협상 결렬 가능성이 급증한다. 교차 구간은 26억에서 28억 사이지만, 여론과 선례, 내부 균형을 고려하면 26억이 가장 깔끔한 결론이다.
결국 이 협상은 능력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존중을 어떤 형태로 숫자에 담을 것인가의 문제다. 포수 공백이라는 시즌 리스크를 비용으로 인정할 때, 삼성과 강민호의 협상은 비로소 출구를 찾을 수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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