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는 아웃카운트 27개를 잡아야만 끝나는 스포츠다. 키움 수뇌부가 펼치는 지금의 기형적인 타자 놀음은 야구의 오랜 진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마운드의 현실은 참혹하다. 계산이 서는 확실한 에이스는 사실상 라울 알칸타라 한 명뿐이다.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8년 80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묶어둔 하영민은 냉정히 말해 리그를 씹어 먹는 압도적인 1선발급 투수가 아니다. 궂은일을 도맡던 4~5선발급 투수에게 외인 투수의 공백까지 메우라는 독박 과부하를 걸어버린 셈이다. 여기에 프로 무대에 막 발을 디딘 신인 박준현마저 제대로 된 보호 없이 선발 로테이션의 가혹한 짐을 짊어지고 있다.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경기 초반부터 피를 흘리면, 그 뒤를 막기 위해 불펜진이 매 경기 마동석처럼 불려 나가 어깨를 갈아 넣는 혹사의 악순환이 매일 밤 반복된다. 안우진도 옛날의 그가 아니다. 설사 이들 토종 투수들이 맹활약한다해도, 용투 2명이 있는 것과 1명은 천지 차다. 타선이 활화산인 삼성에 용투가 한 명뿐일가? 한화는 아쿼까지 3명의 외국인이 선발진에 있다.
키움은 지난 2025시즌에도 2용타를 실험했다.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가 그들이다.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한 타격 야구를 선언했다. 그러나 둘의 성적은 처참했다. 3년 만에 복귀했던 푸이그는 속구 대처에 심각한 약점을 드러내며 23경기 타율 0.218, 3홈런, 11타점, OPS 0.640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5월 중순 어깨 회전근 손상 부상으로 쓸쓸히 방출됐다. 삼성 시절의 파괴력을 기대하고 데려왔던 카디네스 역시 45경기 타율 0.241, 8홈런, 26타점, OPS 0.732에 그치며 고질적인 팔꿈치 통증 속에 지독한 공갈포로 전락했다. 타자 두 명이 모두 2할대 초반의 빈타에 허덕이며 제 몫을 못 해주는 사이 마운드는 초토화되었고, 결국 키움은 시즌 도중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급히 수혈했으나 팀은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불과 1년 전 쓰라린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키움은 또다시 데이비슨과 히우라라는 2용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지금의 화려한 '2용타 쇼'는 위험한 도박에 불과하다. 키움의 기형적인 타자 놀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우려스럽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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