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는 깊다. 폴 딕슨의 '베이스볼 딕셔너리'는 최초 용례로 1862년 뉴욕 헤럴드 기사를 지목하며, 늦어도 1880년대에는 널리 통용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국내 정착은 한참 뒤였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1920∼1999년)에서는 단 한 건의 용례도 확인되지 않았고, 네이버 뉴스 기준 첫 사용은 2007년이다. 그 이전에는 '집중타'나 '대량득점'이 같은 자리를 대신했으며, 미국식 야구 용어가 본격적으로 유입된 2010년대에 들어서야 뿌리를 내렸다. 지금은 kt wiz가 빅이닝과 시작(beginning)을 합친 'THE BIGINNING'을 2026시즌 구단 캐치프레이즈로 내걸 만큼 익숙한 말이 됐다.
KBO리그 사무국이 집계한 2026시즌 팀별 빅이닝(한 이닝 4득점 이상)을 보면, 19일 기준 리그 1위 삼성 라이온즈가 35회로 가장 많았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0.782로 1위여서 잘 치는 팀이 몰아치기에도 능하다는 상식과 맞아떨어졌다. 한화 이글스(32회·0.780)와 KIA 타이거즈(30회·0.773)가 뒤를 이으며 상위 세 팀은 두 지표 순위가 나란히 일치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어긋나는 사례다. 두산 베어스는 팀 OPS 0.744로 8위에 그쳤지만 빅이닝은 26회로 5위였다. 평소 지표는 평범해도 터질 때 확실히 터지는 응집력을 갖춘 셈이다. 반대로 NC 다이노스는 OPS 0.769로 4위에 오르고도 빅이닝은 24회(6위)에 머물렀다. 안타와 출루는 많지만 한 이닝에 모이지 않고 여러 이닝으로 흩어졌다는 의미다.
하위권에서는 두 수치가 함께 내려앉았다. 롯데(19회·0.700)와 키움(16회·0.656)은 나란히 빅이닝 20회를 넘기지 못했고 팀 OPS도 최하위권이었다. 특히 키움은 유일하게 0.6대 OPS를 기록하며 빅이닝 수도 가장 적어, 득점 생산력 전반의 보강이 숙제로 남았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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