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칫 분위기를 내줄 수 있던 상황에서 나온 귀중한 적시타였다. 이날 삼성은 5회까지 2-1로 앞서다 6회 2-3 역전을 허용했다. 8회말 3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어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9회초 이대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롯데는 지난주 LG에 연장 10회 5점을 내주며 끌려간 경기를 기어이 뒤집은 저력을 보인 바 있다. 삼성을 상대로도 뒷심을 보이며 자못 경기를 뒤집을 기세였다. 하지만 조동찬이 위험한 연장 승부를 막아냈다.
그러다 삼세 번째 기어이 큰 일을 냈다. 짜릿한 끝내기를 이룬 조동찬은 '포항의 사나이' 이승엽 등 동료들의 물 세례를 기분좋게 받고, 젖은 머리를 멋지게 뒤로 넘겼다.

노렸던 공은 컷패스트볼이었다. 조동찬은 2볼에서 일단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에 헛스윙을 했다. 그러나 약간 가운데 높게 몰린 4구째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우중간을 가른 타구는 끝내기를 막기 위해 전진수비하던 중견수 전준우가 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동찬은 "그거 하나 컷(cut)을 노리고 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포항에서 작아졌던 조동찬은 없었다. 조동찬은 "그동안 안 맞았던 게 오늘 맞은 것 같다"고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번 시리즈는 실책도 없고 포항 압박감을 떨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활약에는 동료의 도움도 있었다. 올해 조동찬은 머리는 기르면서 옆과 뒤쪽는 짧게 깎아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이 스타일을 만들어주는 '헤어 디자이너'가 동료 외야수 김헌곤(29)이다. 조동찬은 ""메이저리그 브라이스 하퍼 스타일을 따라하고 있다"면서 "우리 선수단 사이에서 (머리를 잘 깎아 별명이) '김발사'인 헌곤이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깎아줬다"고 귀띔했다.

조동찬은 4월까지 타율 4할1푼3리를 때렸다. 그러나 5월 2할4푼6리, 6월 2할3푼6리까지 타율이 떨어졌다. 이날 결승타를 때렸지만 7월 4경기,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8푼2리일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 짜릿한 끝내기를 때려내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동찬은 "원래 시즌 초반에 좋지 않은데 올해는 너무 좋더라"면서 "언젠가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이 그 시기"라고 자체 진단했다. 이어 "최대한 덜 떨어지게 하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반등의 위한 다짐도 잊지 않았다. 조동찬은 "하퍼를 따라하려면 가운데 머리를 많이 길러야 한다"면서 "헌곤이가 허리가 좋지 않아 오늘 옆머리를 깎아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등 각오를 머리 손질로 에둘러 표현한 조동찬. 이날 결승타는 허리를 부여잡으면서도 솜씨를 발휘한 '김발사' 김헌곤의 헌신적인 컷(Cut)이 있었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포항=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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