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모습. 일본 언론은 올림픽을 줄인'오륜'이라는 말을 1936년 베를린올림픽 직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41008391300239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올림픽이라는 말을 일본식 한자어 ‘오륜(五輪)’이라고 줄여 부르는 것도 일본의 축소지향 문화에서 나왔다고 봐야할 것이다. 예전 1988년 서울올림픽 선수촌이 자리잡았던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지역 동이름을 ‘오륜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올림픽 개폐회식 때 사용하는 올림픽기를 ‘오륜기’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한다. 올림픽을 오륜이라고 줄여서 말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 뿐이다. 중국은 올림픽을 ‘아오린피커윈둥후이(奧林匹克運動會)’라고 말한다.
일본 위키피디아 등에 따르면 오륜이라는 말은 간결한 제목을 쓰는 일본 언론에서 탄생했다. 지면 절약에 고심하던 요미우리신문사의 가와모토 노부마사(川本信正) 기자는 올림픽 심벌인 다섯 개의 링에 착안하여 1936년 7월 25일 자 기사에 오륜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했다.
올림픽의 가타가나 표기인 ‘オリンピック’는 6문자나 되어 기사 제목으로 쓸 경우 지면을 많이 차지해 그가 오륜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경쟁사인 아사히 신문 등 다른 언론사들이 이를 따라 함으로써 오륜이라는 단어가 일상어로 정착하게 되었다. 가와모토 기자는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스포츠 평론가, 일본 올림픽위원회 위원(JOC)과 1964년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일본 TV 해설자를 맡기도 했다.
국내 언론에선 일본 언론에서 오륜이라는 말을 쓰기 이전 올림픽기를 '오륜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1932년 8월27일자 동아일보는 올림픽기에 대해 설명하는 ''오륜(五輪) 이야기'라는 기사를 전하면서 올림픽기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1936년 1월20일자 '오륜기(五輪旗)겨누는철권(鐵拳) 조선패권수결정(朝鮮覇權遂决定)'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도 오륜기라는 말을 사용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처럼 올림픽을 '오륜'이라는 명칭으로 쓰지는 않았다. 베를린 올림픽 이후 동아, 조선 등은 오륜이라는 말을 올림픽을 대신해 본격 사용하게 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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