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는 원래 순 한자어이다. ‘큰 대(大)’와 ‘모을 회(會)’가 결합한 대회의 사전적 뜻은 많은 사람의 모임이나 전체적인 모임 또는 대규모 법회 등이다. 규모의 크기를 강조할 때 접미사로 쓴다. 대회에 맞는 마땅한 영어 표현은 없다. 스포츠 영어로는 ‘Competition’, ‘Tournament’, ‘Championship’, ‘Meet’, ‘Classic’, ‘Event’, ‘League’, ‘Tour’, Race’ 등 다양한 경기방식의 명칭이 있지만 우리나라나 일본 등에서는 종목이름과 함께 대회라는 말을 쓴다. 일반 영어로는 ‘Convention’, ‘Conference’, Meeting’, ‘Mass’ 등의 번역어로 대회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디지털 아카이브 검색을 통해보면 조선일보에서 처음으로 육상경기대회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921년3월30일자 ‘만선의 용사가 회집하여 육상경기 대회’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이 기사는 ‘오는 사월십칠일 □요일에난 훈랸원(훈련원(訓練院))너른마당에셔 조션톄육협회(예육협회(禮育協會)주최로 극동(극동(極東) 오립피ㄱ의 륙샹경기회를 개최한다는데...’라고 보도했다.
대회와 경기(競技), 그리고 시합(試合)이라는 말은 사용할 때 의미의 차이가 있다. (본 코너 666회 ‘육상경기에서 ‘경기(競技)’라는 말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참조) 서로 비슷해보이지만 뜻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순 한자어인 대회와 달리 경기와 시합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대회라는 말은 승부에 상관없이 대규모 모임을 알릴 때 사용한다. 경기와 시합은 승부를 결정하는 경쟁에 쓴다. 예를들어 ’마라톤 대회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의 기자회견이 있다‘ 등으로 대회라는 말을 쓸 수 있다. 경기나 시합으로 쓰는 예는 ’오늘 경기 결과는 어떤가‘, ’경기 전 식사에 신경쓴다‘, ’무술 시합을 TV로 본다‘ 등이다.
특히 대회와 경기 둘 중 어느 단어를 쓸지 불분명할 때는 대규모 모임이라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면 ‘대회’를, 경쟁을 하는 것을 강조하려면 ‘경기’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회와 경기, 시합이라는 말의 유래와 용례 등을 통해 우리나라 스포츠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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