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54] 허들 경기에서 ‘허들링(Hurdling)’이 중요한 이유

김학수 기자| 승인 2022-07-21 06:39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 허들 경기에서 참가 선수들이 허들링을 하는 모습. [국제육상연맹 홈페이지 캡처]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 허들 경기에서 참가 선수들이 허들링을 하는 모습. [국제육상연맹 홈페이지 캡처]
육상 허들 경기는 허들을 어떻게 뛰어 넘는가가 성적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선수들이 스피드와 함께 ‘허들링(Hurdling)’을 핵심 요소로 생각하는 이유이다. 허들링은 허들을 넘는 동작을 뜻하는 말이다. 허들링은 장애물을 의미하는 ‘허들(Hurdle)’과 진행형을 의미하는 접미사 ‘-ing’로 구성된 단어이다. (본 코너 752회 ‘왜 ‘허들(hurdle)’이라 말할까‘ 참조) 다른 말로 ‘허들 클리어런스(Hurdle Clearance)’라고도 부른다.

허들링 동작을 제대로 해야 균형을 잘 잡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허들링은 19세기말 허들 경기가 처음 등장한 이후 많은 변화를 보였다. 초창기 허들링을 하다가 선수들이 허들에 부딪쳐 부상이 속출했다. 초창기 허들 경기 삽화나 사진 등을 보면 두 다리를 동시에 착지하는 방법으로 허들링을 했다. 당연히 허들을 넘으면서 속도가 처지고 가속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당시 110m 허들 기록은 17초대를 넘었다고 한다.
영국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에 따르면 1885년 옥스퍼드대 A.C.M 크롬이 허들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온 동작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한쪽 다리를 곧게 펴고 몸통을 앞으로 내밀며 허들을 넘었던 것이다. 현대 허들 동작과 매우 유사한 모습이었다. 현대 육상 선수들은 앞쪽 발을 먼저 앞으로 뻗고, 뒤쪽 발은 몸에 거의 직각으로 세워 허들을 넘는다. 이 동작은 보폭의 변화가 없고 스피드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국제육상연맹 규정에 따르면 남녀 허들경기는 허들 높이와 간격이 서로 다르다. 남자 110m 경기는 9.14m 간격으로 10개의 허들(높이 1.067미터)이, 400m 경기는 35m간격으로 10개의 허들(높이 91.4cm)이 설치된다. 여자 100m 경기는 8.5m 간격으로 10개의 허들(높이 83.8cm)이, 400m 경기는 35m 간격으로 10개의 허들(높이 76.2cm)이 각각 설치된다.

선수들은 허들을 넘을 때 공중 동작에서 몸의 균형이 흔들리지 않아야 기록이 빨라진다. 좌우상하 밸런스가 무너질 경우 체공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들은 일부러 높게 타넘지 않는다. 아슬아슬하게 허벅지, 엉덩이에 1.067m 높이의 허들이 닿을듯 말듯 타넘는게 가장 이상적이다. 이때 균형이 맞지 않으면 허들을 넘어뜨리게 된다. 허들을 고의로 넘어뜨리지 않으면 실격은 아니다. 하지만 몸이 허들과 부딪힐 경우 그만큼 스피드가 떨어지고 트랙 착지 과정에서도 불안할 수 있다. 그 경우 다음 동작으로 연결하는 것도 매끄럽지 않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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