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97] 왜 ‘서브-쓰리(Sub-3)’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2-09-10 07:39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21 서울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이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21 서울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이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브-쓰리(Sub-3)는 아마추어 마라톤에게 꿈의 기록으로 불린다.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3시간 이내로 달리는 것을 서브-3라고 말한다. (본 코너 663회 ‘왜 마라톤이라고 말할까’ 참조) 3시간 이내에 42.195km를 완주하는 것은 1km를 4분 20초 전후, 5km를 21분 전후로 달렸다는 것이 된다. 당연히 아마추어 동호인에겐 최고 수준의 기록일 수 밖에 없다.

Sub-3는 영어 Sub Three Hours’의 약자이다. 서브는 접두어로 아래라는 의미를 갖는다. 라틴어가 어원인 서브는 ‘Subway(지하철)’, ‘Submarine(잠수함)’ 등으로 다양하게 접두어로 쓰인다. ‘Three Hours’가 세 시간을 의미하므로 Sub-3는 3시간 이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풀코스마라톤을 3시간이내(2시간대)로 달리는 주자를 ‘서브-3 주자’라고 부를 수 있다. 즉 2시간59분59초 이내의 풀코스기록은 서브-3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Sub-4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4시간 이내로 달린다는 의미이다. Sub-3.5(3시간 30분이내 완주), Sub-4.5(4시간30분 이내 완주) 등으로 확대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예전 Sub-3기록은 엘리트 선수들이나 가능했다. 피에르 쿠베르탱이 고대 그리스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근대올림픽을 창시,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을 개최할 때 그리스 양치기 목동 출신의 스피리돈 루이스는 2시간58분50초로 공식적인 첫 Sub-3 기록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108년 뒤인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발디니가 2시간10분55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같은 구간을 달린 마라톤에서 48분이나 마라톤 기록이 앞당겨졌음을 알 수 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선 손기정 선생이 2시간29분19.2초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하기도 했다. 현재 마라톤 세계 최고기록은 2018년 베를린마라톤에서 케냐의 엘리우드 켑초게가 세운 2시간1분39초이다. Sub-2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엘리트 마라토너의 영역이었던 Sub-3기록을 세우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이다. 1999년 춘천마라톤에선 Sub-3가 총 참가자 1,949명 중 34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마라톤 동호인이 늘어나며 Sub-3주자도 증가하고 있다. 달리는 속도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동호인들의 마라톤 기록도 향상하고 있는 것이다.

Sub-3 기록 달성에는 연령의 제한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첫 마라톤에서 4시간대로 달리는 이들은 Sub-3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50대초반에 달리기를 시작해 50대 중후반에 Sub-3를 기록한 이들도 있다고 한다. 캐나다의 73세 에드 위트록은 2004년 2시간54분44초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이들이라면 Sub-3에 대한 꿈을 꾸거나 관심을 갖는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서 마라톤과 10,000m, 5,000m에서 3관왕을 차지한 ’인간 기관차‘ 에밀 자토펙이 “물고기는 헤엄치고, 새는 날고, 사람은 달린다‘는 말을 한 것처럼 인간의 원초적인 질주본능을 위해 많은 마라톤 동호인들은 Sub-3에 도전한다. ( 본 코너 789 ’왜 ‘인간기관차(人間機關車)’라고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TOP

pc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