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괴짜 물리학자 파인먼의 삶은 어땠을까...'파인만 평전'

전경우 기자| 승인 2023-03-13 13:31
'파인먼 평전' 책 표지 이미지 [동아시아 제공]
'파인먼 평전' 책 표지 이미지 [동아시아 제공]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의 삶을 조명한 책이 나왔다.

뉴욕타임스 출신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임스 글릭이 쓴 '파인먼 평전'(동아시아)은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가장 뛰어난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파인먼(1918~1988)의 삶을 들여다 본다.
파인먼은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의 연결고리를 발견했고, 오늘날 반도체 기술의 기반이 되는 양자전기역학을 완성했다.

나노기술의 최초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며 DNA 돌연변이 기제를 밝히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학자로서만 뛰어났던 건 아니다. 그는 탁월한 선생님이기도 했다. 어려운 내용을 일상적인 용어로 풀어서 설명해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설명은 간결했고, 조리 있었으며 유머러스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의 강의에는 물리학 전공자뿐 아니라 비전공자들도 몰렸다.
칠판 앞에 선 파인먼 [동아시아 제공]
칠판 앞에 선 파인먼 [동아시아 제공]

세기를 뒤흔든 물리학자이자 교육자였지만, 개인의 삶은 신산했다. 원자 폭탄 제조에 필요한 핵심 방정식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이유로 고통에 시달렸다.

낮에는 개구쟁이 소년처럼 흥분 잘하는 코넬대 교수로, 밤에는 주색잡기에 빠져 신입생 댄스파티를 기웃거리고 술집과 윤락가를 전전하는 망나니로 지냈다.

당대 뛰어난 학자였던 프리먼 다이슨은 그를 두고 "반은 천재, 반은 어릿광대"라고 표현했다.

사랑하는 아내와의 사별도 그에게 큰 상처가 됐다.

그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 따뜻한 아버지가 되기 전까지 문란하고 방탕했던 카사노바의 삶을 살았다.

그는 동료들이 한 달 동안 쩔쩔매던 문제를 한숨에 풀어버리는 최고의 두뇌였지만, 비슷한 천재 취급을 받았던 아인슈타인과 달리 진중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춤꾼처럼 거침없이 표현하길 즐겼고, 브로드웨이식 빠른 말투에 거의 사기꾼 수준의 번드레한 언변을 자랑했다.

한 동료 학자는 그를 별에 비유하며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말뿐만 아니라 휘황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것 같았어요. 그런 빛나는 자질을 그리스어로 '아레테'라고 하지 않던가요? 파인먼은 그런 사람이었어요."

노벨상 축하연에서 스웨덴 공주와 함께 한 파인만 [동아시아 제공]
노벨상 축하연에서 스웨덴 공주와 함께 한 파인만 [동아시아 제공]

저자는 과학 분야의 특출한 천재로 고전 물리학을 완성한 뉴턴,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한 하이젠베르크, 대륙이동설을 제기한 베게너, 상대성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 그리고 파인먼을 꼽는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천재 한 명의 등장으로 이룩하는 게 아니라면서, 파인먼의 말을 소개한다.

"과학은 필요할 때 창조됩니다. 우린 서로가 상대방보다 월등히 똑똑한 건 아니거든요."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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