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철의 골프이야기] 수적천석(水滴穿石) - 신지애 물방울처럼 바위를 뚫다

김기철 기자| 승인 2025-05-12 12:00
신지애의 올해 4월 KLPGA 투어 대회 경기 모습.
신지애의 올해 4월 KLPGA 투어 대회 경기 모습.
신지애가 2025년 5월 11일에 마친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열린 JLPGA 메이저대회 월드레이디스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해 통산 66승을 거둠으로써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JLPGA 통산 상금 14억 엔 돌파로 일본 투어 사상 최초다.

그녀의 이름 앞엔 항상 수식어가 많다.

"한국 여자골프의 초석", "해외파의 모범", "멘탈 여제" 등 하지만 오늘은 그녀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의 아이콘"

이 고사성어는 『한서(漢書)』와 『논형(論衡)』에 등장한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 아무리 미약한 힘이라도 끊임없이 반복되면 결국 단단한 바위도 뚫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신지애는 늘 조용히 묵묵히 자신의 경기를 한다.

한국에서, 미국에서, 일본에서, 세계 각지에서 그녀는 매 시즌 흔들림 없는 성적을 쌓아왔다.

누구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연습, 라운드마다 보여주는 성실한 태도는 마치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각도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연상케 한다.

14억 엔, 숫자로도 놀랍지만 사실 그 안에는 헤아리기 힘들만큼의 파, 버디, 이글, 알바트로스와 때로는 홀인원 그리고 수도 없는 연습 스윙이 숨어 있다. 그녀가 이루어낸 기록은 하루아침의 결과가 아니다.

단 한 번의 화려한 샷보다 수없이 반복된 일상 속 정직한 샷의 총합이다.

이제 그녀는 ‘살아 있는 전설’이라 불려도 아무 손색이 없다.

그러나 그녀는 오늘도 똑같은 루틴으로 연습장을 향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바위를 뚫는 건 단 한 방이 아니라 하루하루 떨어지는 한 방울의 힘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수적천석(水滴穿石) 그 단단한 고사성어가 오늘 신지애라는 이름 위에 가장 잘 어울린다.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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