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철의 골프이야기] 청풍명월(淸風明月) – 바람이 선선해지면 골퍼는 깨어난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811123640029636cf2d78c68211234194176.jpg&nmt=19)
이런 순간 문득 떠오르는 고사성어가 있다.
바로 청풍명월(淸風明月)로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자연이 선사하는 청량함과 고요함, 그리고 그 속에 깃든 인간의 마음가짐까지 아우르는 표현이다. 이 성어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淸風徐來(청풍서래),水波不興(수파불흥)”
“맑은 바람이 천천히 불어오고, 물결 하나 일지 않는다.” 그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번뇌를 내려놓고, 바람과 달을 벗삼아 유유자적하는 삶을 노래했다. 이후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를 인생의 이상향으로 삼았다. “청풍명월은 내 것”이라 하며 물질은 부족해도 정신은 풍요롭기를 바랐다. 이제 이 고사성어를 골프의 풍경과 마음가짐에 빗대어 본다. 골프장에 서면 ‘청풍’은 더없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입추 이후 가늘게 부는 바람, 낙엽이 일렁이는 페어웨이, 햇살에 반짝이는 그린 위의 공 하나, 그리고 동반자들과 함께 걷는 이 길, 이 모든 것이 청풍명월이다. 여름 내내 무더위와 싸우며 라운드를 했던 골퍼라면 이제야 진짜 골프의 계절이 왔음을 느낄 것이다. 덜 지치고, 더 여유롭고, 그 속에서 스코어보다 사람과 풍경을 더 많이 바라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렇기에 청풍명월은 풍경이 아니라 태도다. 동반자의 실수를 위로하고, 캐디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자신의 미스샷에 관용을 보내는 여유를 부려보자.
가을은 골프에서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품격임을 기억하게 되는 계절이다. 바람을 읽고, 해의 각도를 가늠하며, 자연과 협상하듯 공 하나를 굴리는 이 스포츠는 결국 인간과 자연이 만나 이루는 하모니다.
청풍명월 - 이제 골프가 다시 아름다워지는 시간이다.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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