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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17] 브레이킹에서 왜 ‘힙합((Hip-hop)’이라는 말을 사용할까

2025-08-18 06:29:42

202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결승전에서 우승한 일본의 유아사 아미 공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결승전에서 우승한 일본의 유아사 아미 공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림픽 종목 브레이킹을 설명할 때 대부분 ‘힙합(Hip-hop)’이라는 말을 붙인다. 그 이유는 브레이킹이 단순한 춤이 아니라 힙합 문화의 4대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힙합은 단순히 음악 장르가 아니라 생활양식(Lifestyle)이자 문화로 자리 잡았다. 힙합에는 전통적으로 4대 요소가 있다. 음악을 만드는/연주하는 기술인 ‘디제잉(DJing)’, 말과 운율로 메시지를 전하는 기술인 ‘엠씨잉(MCing), 거리 시작예술인 ’그래피티(Graffiti)‘, 그리고 춤인 ’브레이킹(Breaking)‘이다. 브레이킹은 힙합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표현 방식이라서, 자연스럽게 ’힙합 댄스로 불리었다. 힙합이라는 말과 댄스라는 말이 합해진 것이다. (본 코너 1511회 ‘올림픽 종목 명칭을 ‘브레이킹’이라 말하는 이유‘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Hip-hop’은 1950~60년대 흑인 속어에서 '최신의, 멋진, 세련된'이라는 의미로 쓰인 ‘Hip’와 ‘뛰다, 움직이다, 춤추다’라는 뜻인 ’hop’가 합해진 말이다. ‘멋지게 움직이는 것, 시대의 흐름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단어를 처음 사용한 이는 래퍼이자 흑인 커뮤니티 활동가였던 키스 카우보이(Keith Cowboy)라는 증언이 널리 알려져 있다. 1978년 장난스럽게 “힙-합, 힙-합” 하고 군인 행진 리듬을 흉내 내며 친구들에게 외친 것이 퍼졌다고 한다. 이후 1980년대 초반에 힙합이 문화의 이름으로 공식화하면서 널리 쓰이게 됐다. 장난스러운 의성어였지만 뉴욕 브롱스 흑인·라틴계 청년들의 음악, 춤, 예술, 패션을 아우르는 문화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용어가 됐다.
지난 1994년 잠실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와 아이들 3집 발매 기념 콘서트.왼쪽부터 양현석, 서태지, 이주노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994년 잠실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와 아이들 3집 발매 기념 콘서트.왼쪽부터 양현석, 서태지, 이주노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리나라에선 1980년대 중반, 미국 팝과 스트리트 패션이 소개되면서 힙합이라는 단어가 잡지, 패션계, DJ 문화 등을 통해 들어왔다. 다만 이때는 음악 장르라기보다는 힙합 패션(헐렁한 옷, 농구화, 모자) 같은 스타일적 코드로 먼저 소비됐다. 1992년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미국 랩과 브레이킹 스타일을 접목하면서, 힙합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퍼졌다.

드렁큰타이거, DJ DOC, 지누션 등이 활동하면서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 힙합=랩 음악 장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동시에 힙합 문화라는 말도 동호회, 방송, 잡지를 통해 확산됐다. 이때부터 “힙합”이 단순히 패션이 아니라, 음악·댄스·그래피티·DJ 문화까지 아우르는 말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1990년대 초반 힙합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92년 12월15일자 ‘미(美)로스페로 올「10대(大)상품」으로 뽑혀’ 기사는 ‘미국 경제전문 주간지「포천」은 최근호에서 파스처럼 팔뚝에 붙여금연(禁煙)효과를 얻는 패치를 비롯,올해의 10대 히트상품을 선정했다. 피하(皮下)혈관을 통해 니코틴성분을체내에 유입시키는 이 금연 패치는니코틴성분을 점점 줄여 갈아붙여서 흡연자의 니코틴욕구를 줄여감으로써 결국 담배를 끊도록 하는신상품.금연 성공률이 40%를 넘는 시바 가이지사(社)의「해비트롤」이8억달러 시장에서 점유율 46%를기록했다. 패션에서는 랩음악 선풍을 타고헐렁한 바지와 점퍼에 야규모자를쓰는「힙합패션」이 히트상품으로 꼽혔고,깊고 독특한 골을 파서 빗길 미끄럼을 줄인 굿이어의「아쿠아트레드」타이어도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당시 언론 기사에는 '미국에서 유행하는 흑인들의 춤과 노래, 즉 힙합을 한국식으로 변형했다'라는 설명이 등장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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