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프로야구에서 코치로 살아가는 건, 더 잔혹하다.
연패가 길어지면 구단은 코치를 교체한다. 선수들을 마음대로 내칠 수 없고, 감독을 경질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코치는 가장 손쉬운 희생양이 된다. 연봉은 감독에 비해 초라하다. 성적이 나빠지면 바뀌고, 잘해도 묻히는 자리. 이게 현실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28일 12연패 탈출 이후 투타 코치진을 바꿨다. 김상진, 김현욱, 이병규 코치가 1군으로 콜업됐다. 구단은 이를 통해 '팀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한 시즌을 책임지고, 선수들의 마음을 다루며, 경기 흐름을 읽어야 하는 자리의 무게를, 단순한 인사 조치로 바꿀 수 있을까?
코치는 '돌림방'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팀 전략의 숨은 엔진, 연패를 끊고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중심축이다. 감독이 그림을 그린다면, 코치는 그 그림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다.
만만해 보이지만, 코치는 팀의 성패를 결정짓는 자리다.
연패 속에서 누군가는 버티고, 누군가는 바뀌며, 팀을 지탱한다. 롯데 코치진 교체는 그 아이러니의 극명한 사례다.
쉽게 바뀐다고 해서, 그 자리가 가볍다는 의미는 아니다. 코치라는 자리는 언제나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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