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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데려오면 기적 난다?'...롯데 팬들,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봐야, 두산 시절과 모든 게 달라

2025-09-03 14:19:34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롯데 팬들은 말한다. "김태형이 왔으니 이제 우승할 차례"라고.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두산 왕조를 일군 명장이 부산에 와도, 전광판 위 순위는 여전히 무겁다. 그렇다면 문제는 감독이 아니라는 얘기다.

MLB와 KBO의 감독 위상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MLB에서는 감독이 선수 영입이나 장기 전략을 좌지우지하지 않는다. 프런트가 중심이고, 감독은 클럽하우스를 관리하고 불펜을 조율하는 현장 리더일 뿐이다. 반면 KBO는 감독의 권한과 책임이 훨씬 크다. 작전, 선수 기용, 팀 문화까지 감독 색깔이 팀을 좌우한다. 그래서 성적이 안 나오면 팬들은 감독부터 비난한다.

하지만 이건 착각이다. 김 감독이 두산에서 성공한 건 맞다. 하지만 당시 두산은 국내외 선발진, 불펜, 중심 타선까지 왕조급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프런트와의 호흡도 좋았다. 김 감독은 그 자원을 최적화하는 데 탁월했고, 그래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라는 업적이 가능했다.
그러나 롯데는 다르다. 선발진은 외국인 의존도가 심하고, 불펜은 믿을 카드가 드물다. 타선도 젊은 자원들이 부진에 빠지며 기대에 못 미친다. 프런트는 매번 감독에게 모든 짐을 떠넘기듯 하고, 팀 문화는 감독 교체를 반복하며 불안정해졌다. 이 구조적 한계를 외면한 채, 팬들은 "명장이 오면 기적이 난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감독 한 명이 시즌 승패를 10승, 20승 바꿔놓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MLB에선 감독의 전략적 영향력이 고작 2~3승 차이로 평가된다. KBO는 그보다는 크지만, 그래도 빈약한 전력과 삐걱거리는 시스템을 감독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김 감독이 롯데에서 고전하는 건 그가 두산 때보다 못해서가 아니다. 환경, 자원, 타이밍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팬들이 감독을 희생양 삼으며 환상을 계속 쫓는 한, 롯데는 또다시 똑같은 늪에 빠질 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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