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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36] 왜 ‘스케이트화’라고 말할까

2025-09-06 07:40:28

2024 파리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라트 금메달리스트 일본의 호리고메 유토. [AFP=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라트 금메달리스트 일본의 호리고메 유토. [AFP=연합뉴스]
50대 이상에게 스케이트화라고 하면 아이스링크에서 타는 스케이트 신발을 떠올린다. 예전엔 겨울이면 눈 덮인 들판과 언 개울이 ‘아이스링크’가 되면서 스케이트화를 신고 얼음판을 생생 달리는 모습은 정겨운 풍경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이런 풍경 속에서 ‘스케이트화’라는 말은 빙상용 신발을 가리키는 익숙한 단어였다. 아이들은 마을에서 얻은 낡은 신발에 직접 날을 박아 ‘스케이트화’를 흉내 내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스케이트보드가 대중화되면서, 스케이트화는 빙상용 뿐 아니라 스케이트보드용 신발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본 코너 1531회 ‘왜 ‘스케이트보드’라고 말할까‘ 참조)

스케이트화는 얼음 위에서 구두 바닥에 쇠 날을 붙인 운동기구를 뜻하는 영어 ‘skate’와 신발을 뜻하는 한자어 ‘화(靴)’가 합쳐진 말이다. ‘스케이트화’란 말은 한국식 조어법(외래어 + ‘화’)을 따른 표현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skate’는 네덜란드어로 날이 달린 신발을 뜻하는 ‘schaats’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게르만어조로 다리 또는 긴 뼈를 뜻하는 ‘skank, skalts’와 연결된다. 옛날 사람들이 동물의 정강이뼈를 얼음 위에서 미끄러질 수 있는 날로 사용한 데서 출발한 말이다. 14~15세기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얼음 스케이트 문화가 영어권으로 전파되며 ‘skeat’ 혹은 ‘skate’ 형태로 차용되었고, 이후 현대 영어로 자리 잡았다. 한자어 ‘신 화(靴)’는 운동화(運動靴), 축구화(蹴球靴), 구두(革靴), 등산화(登山靴)와 같이 여러 용도의 신발을 가리킬 때, 함께 쓰는 말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 스케이트신발이라는 말을 썼다가 1960년대부터 스케이트화라는 말을 같이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62년 12월16일자 ‘스케이트’ 기사는 ‘스케이트 신발을 살 때 신발의 모양과 튼튼함을 잘 살펴서 살 것’을 추천했다.
요즘 스케이트보드에서 쓰는 신발을 스케이트화라고 부른다. 일반 운동화와 달리 스케이트화는 스케이트보드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특수하게 제작됐다. 이 신발은 밑창이 평평하고 내구성이 강하며, 접지력이 뛰어나다. 보드 데크의 감각을 정확히 느끼고 컨트롤하기 좋게 밑창이 평평하며, 킥플립 등에서 발이 데크 모서리와 마찰되므로 앞부분을 강화했다. 또 미끄러지지 않고 그립테이프에 잘 달라붙도록 고무창 사용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그냥 운동화가 아니라, 별도로 구분된 스케이트화라는 이름이 필요한 것이다.

요즘 브랜드나 매장에서 ‘스케이트보드화’ 또는 그냥 ‘스케이트 슈즈(skate shoes)’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스케이트보드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었듯, 스케이트화 역시 단순한 신발을 넘어선다. 그것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삶의 태도’를 상징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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