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킥오프는 발로 찬다는 의미인 ‘kick’와 떨어진 상태라는 의미인 ‘off’의 합성어이다. 영어어원사전에 따르면 1857년 경기에서 첫 킥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하다가 1875년부터 현재와 같은 의미로 쓰이게됐다. 축구 발상지 영국에서 초창기 경기 시작을 하는 방법은 지금 방식과는 많이 달랐다. 경기장 가운데서 심판이 볼을 던지면 양쪽 선수들은 볼이 떨어짐과 동시에 경기를 시작했다고 1849년 서리축구클럽(Surrey Football Club) 규칙에 설명됐다. 1841년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한 경기서는 심판이 권총을 발사하면 양팀 선수들이 경기장 중앙에 놓여있는 볼을 향해 달려가면서 경기가 시작됐다고 축구 역사 기록에 남아 있기도 하다. (본 코너 320회 ‘왜 킥오프(Kick Off)라고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일본의 영향을 받아 영어 발음대로 킥오프라는 말을 썼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4년 11월3일자 ‘전조선축구결승전적(全朝鮮蹴球决勝戰績) 불교군(佛敎軍)의석패(惜敗)’ 기사는 ‘서병의씨(徐丙義氏)『레프리』이상규김종원양씨(李相奎金鍾遠兩氏)『라인스맨』광성(光成)『킥오프』로이 일오후삼시사십삼분개전(二日午後三時四十三分開戰)(장소배재(場所培材).소요시간오십분간(所要時間五十分間))’라고 전했다.
북한은 체육을 ‘대중 교육’의 도구로 이해한다. 외래어를 그대로 쓰면 일반 주민이 헷갈린다는 판단 아래, 누구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선호해 왔다. ‘시작차기’는 어린 학생이나 청소년이 들었을 때도 “경기를 시작할 때 차는 것”이라는 의미가 즉각적으로 이해된다.
북한은 조선중앙TV·로동신문·체육지도원 등에서 모두 통일된 체육용어를 사용한다. 이 매체들이 ‘시작차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용어가 사회 전반에 고착되었다. 북한은 언론 매체에서 “경기가 시작차기로 시작되었다”, “우리 팀은 시작차기부터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등으로 표현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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