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out’ 어원은 ‘밖으로, 외부로’라는 의미인 인도유럽조어 ‘ud/out-’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게르만어 ‘ut’, 고대 영어 ‘ut’를 거쳐 오늘날로 이어졌다. 원래 뜻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스포츠용어로는 서양 중세시대 잉글랜드와 프랑스 지역에서 배트와 공을 사용하는 게임에서 처음 ‘아웃’이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미국 폴 딕슨 야구사전은 설명한다.
이 단어가 스포츠 규칙의 중심으로 부상한 것은 19세기 후반, 영국과 미국에서 근대 스포츠의 규칙이 표준화되면서다. 테니스·야구·축구·크리켓에서 ‘경계 밖’을 규정할 필요가 생기자 가장 먼저 차용된 단어였다. 의미는 단순했다. 플레이 영역을 벗어나면 ‘밖(=out)’이고, 밖이면 곧 ‘무효’라는 논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야구의 아웃, 테니스의 아웃콜, 축구의 ‘아웃 오브 플레이’는 모두 같은 흐름의 확장이다.
북한은 ‘외래어 최소화’라는 언어 정책에 따라 ‘아웃’을 ‘공밖’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공이 밖으로 나갔다는 의미다. 이는 스포츠를 전문어가 아닌 생활어·서술어로 번역하려는 특징이 반영된 결과다. ‘공밖’은 한국어로 보면 다소 투박하지만, 북한에서는 의미 투명성을 극대화한 용어이다.
북한의 스포츠 용어는 기술적 전문어보다는 동작·상황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선호한다. 예를들면 ‘코너킥’을 ‘모서리뽈, 구석차기’, ‘인터셉트’를 ‘끊기’, ‘미드필더’를 ‘중간방어수’로 표현하는 식이다. 이러한 경향과 같은 선상에서, 아웃(out)·라인아웃(line-out) 같은 영미식 용어는 모두 상황 설명어로 변환해 부른다. (본 코너 1603회 ‘북한에선 왜 ‘미드필더’를 ‘중간방어수’라고 말할까‘, 1606회 ‘북한 축구에서 왜 ‘코너킥’을 ‘구석차기’ 또는 ‘모서리뽈’이라 말할까‘, 1613회 ’북한 축구에선 왜 ‘인터셉트’를 ‘끊기’라고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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