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블 컨텍은 둘을 의미하는 ‘double’와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의 합성어이다. double 어원은 라틴어 ‘duplus’이다. 중세 프랑스어 ‘double’를 거쳐 영어로 정착했다. 스포츠 용어로 double는 ‘double dribble’, ‘double fault’처럼 허용 횟수를 넘긴 반복 행위를 지칭할 때 자주 쓰인다. (본 코너 402회 ‘왜 드리블(Dribble)이라고 말할까’, 529회 ‘왜 더블 폴트(Double Fault)라고 말할까’ 참조) contact 어원은 함께 만진다는 뜻인 라틴어 ‘contactus’이다. 배구에서는 공이 손·팔·몸에 닿는 순간을 기술적으로 표현하는 용어이다. 두 어원을 합치면 의미는 명확하다. 공이 한 선수에게 두 차례 연속으로 닿는 것 즉, 한 동작으로 처리되지 않고 접촉이 나뉘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더블 컨택은 1895년 미국에서 배구 창안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적용되기 시작했다. 1900년대 초 규칙이 정비되는 과정에서 이미 한 선수가 공을 연속으로 두 번 접촉하는 행위는 금지라는 원칙이 자리 잡았다. 배구는 원래 공을 쳐서 넘기는 경기이다. 잡거나 끌고 가는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속 접촉을 허용하면 공을 잠깐 멈췄다가 다시 보내는 ‘캐치(catch)’에 가까운 동작이 가능해지고 이는 배구의 기본 성격을 무너뜨린다고 보았다. 그래서 더블 컨택은 공의 연속성·반발성을 지키기 위한 핵심 규칙으로 설정됐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일제 강점기 때부터 더블 컨텍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체육 용어에는 이런 행위 중심 명명법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오버네트는 ‘손넘기’, 네트 터치는 ‘그물접촉’, 리바운드는 ‘판공잡기’가 된다. 모두 기술적 개념을 설명하지 않고, 공과 몸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말해준다. 스포츠를 전문 영역의 언어가 아니라 생활어의 연장선에 두려는 태도다. (본 코너 1653회 ‘북한 농구에선 왜 '리바운드'를 '판공잡기'라고 말할까’, 1670회 ‘북한 배구에선 왜 ‘오버네트’를 ‘손넘기’라고 말할까‘, 1671회 ’북한 배구에선 왜 ‘네트 터치’를 ‘그물접촉’이라 말할까‘ 참조)
이러한 언어 선택은 판정 문화와도 연결된다. 두번치기라는 말은 판정의 기준을 단순화한다. 공이 한 번에 처리됐는가, 아니면 나뉘었는가. 미묘한 손끝 감각이나 기술적 해석보다 규칙 위반 여부를 명확히 가르는 표현이다. 북한 스포츠가 대체로 규범과 질서를 중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떠올리면 자연스럽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명칭이 기술 발전의 방향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더블컨택이라는 용어는 기술적 허용 범위를 논의하게 만들지만, 두번치기는 행위 자체를 금지한다. 언어가 사고의 틀을 만든다는 점에서, 북한식 용어는 선수들에게 ‘허용 가능한 기술’보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더 분명히 각인시킨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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