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회는 시작 전부터 전력 구성의 격차에서 이미 승부가 갈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 등 세계 최정상급 메이저리거들이 "국가의 부름에 보답하겠다"며 자원 등판해 '사무라이 재팬'의 위용을 과시했다. 반면 한국은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거는 일본의 '최정예' 구성과 비교해, 결과에 책무를 지지 않는 '버리는 카드'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경기 내용에서도 기술적 열세는 극명했다. 초반 타선의 집중력으로 3-0 리드를 잡았으나 마운드가 이를 버텨내지 못했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운 일본 투수진에 비해, 한국 투수진은 구위와 구속 모두에서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KBO 리그의 좁은 우물 안에서 통하던 '피하는 피칭'은 일본 타자들의 정타로 연결되었고, 결국 4방의 홈런을 허용하며 자멸했다.
승부처에서 상대를 압도할 확실한 '필승 카드'조차 내지 못한 벤치의 판단력 부재는 11연패 대기록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라이벌이라는 수식어가 민망할 정도로 벌어진 실력의 간극은 한국 야구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당장의 성적에 급급해 '이기는 야구'가 아닌 '피하는 야구'를 선택한 대가는 자칫 8강 탈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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