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는 롯데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기세등등했다. 최소 위닝시리즈는 이미 확보한 상황에서 스윕승까지 노리고 있었다. 한화전까지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전반기를 2위로 마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반면 LG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온 뒤 광주로 향한 롯데는 예상 밖의 2연패에 충격을 받았다. 특히 두 번째 경기에서 0-13 대패를 당하며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선발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실점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이는 곧바로 이어질 두산과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힘겹게 유지해온 '리그 3강' 지위도 흔들릴 위기에 처했고,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의 재기 여부도 이 경기에 달려 있었다.
1회 선두 타자 장두성이 출루해 3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전준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전준우는 KIA 선발 김건국의 세 번째 공을 우중간으로 안타를 날려보냈고, 발이 빠른 장두성이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2회 데이비슨은 KIA 타선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두 타자 최형우가 9구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내고, 세 번째 타자 오선우 역시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호령은 12구까지 끌고 간 승부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만루 상황을 연출했다. 여기에 폭투까지 겹치면서 KIA가 2점을 뽑아내 1-2로 역전했다.

3회에는 전준우의 수비력이 빛났다. KIA 선두 타자 박찬호가 번트로 출루한 상황에서 최형우가 친 공이 좌측 담장을 향해 높이 날아갔다. 투런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지만 전준우가 몸을 날려 잡아내는 '슈퍼캐치'를 연출했다. 만약 이 공이 홈런이 됐다면 팀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는 5회와 8회에 각각 1점씩 추가하며 5-2로 KIA를 물리쳤다. 3연전을 루징시리즈로 마감했지만 침체될 수 있었던 팀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되살렸다. 마지막 경기 승리 덕분에 롯데는 LG와 함께 리그 2위 자리에 올라섰고, KIA는 하루 만에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롯데는 8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산과 3연전을 치른다. 일찌감치 전반기 1위를 확정한 한화를 제외하고 '리그 3강'의 나머지 자리는 마지막 3연전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롯데와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는 키움과, KIA는 한화와 각각 맞대결을 펼친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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