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민의 행보는 미국 메이저리그 양키스의 에런 저지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저지는 FA가 된 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파격 제의를 거부하고 양키스에 남았다. 양키스 잔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양키스 구단주가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걸어 저지의 잔류 의사를 확인한 후 그가 원하는 총액을 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케이스 모두 FA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FA 시장은 구단에 대한 호불호 등 여러 변수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한 푼이라도 더 주겠다는 구단과 계약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23일 LG와 만났으나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김현수는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의 LG 잔류 의지는 박해민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판단된다. 그렇지 않으면 협상을 이렇게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FA 시장에서 돈은 빼놓을 수 없는 결정적 요소다. 상황에 따라 의지와 달리 가야 한다면 차선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팬들도 이제 지쳤다. 김현수 문제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김현수도 구단들도 이젠 이 문제에 종지부를 찍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LG에 남든 떠나든 팬들은 김현수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승부세계에서 '졌잘싸'가 없듯이 FA 시장에서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것도 없다. 자기 위로의 수사일 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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