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언론은 개화기를 거쳐 일제강점기 때 본격적으로 스케이팅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25년 2월5일자 ‘光成(광성)스케팅’ 기사는 ‘光成(광성)스케팅 盛况(성황)의第一回(제일회) 平壤光成高等普通學校及光成學校(평양광성고등보통학교급광성학교)에서는 지난二十八日(이십팔일)에大同江上(대동강상)에서同校第一回(동교제일회)"스케이팅...’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한자로 쓰인 기사 제목 한가운데에 ‘스케팅’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오늘날 쓰는 표기는 스케이팅이지만 당시에는 외래어 표기가 지금처럼 통일되어 있지 않았다. 기사 속 스케이팅은 이미 학교가 주최하는 스포츠 행사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1925년 겨울, 평양의 대동강이 얼어붙자 광성고등보통학교와 광성학교 학생들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팅 대회를 열었다. 오늘날이라면 학교 체육대회나 동계 스포츠 대회라고 부를 만한 행사가 당시에는 스케이팅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것이다.
스케이팅 어원이 유래된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손꼽힌다. 언어의 역사와 생활문화의 역사가 묘하게 맞닿아 있는 셈이다. 스케이팅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북유럽의 추운 지역에서는 겨울철 얼어붙은 호수와 강을 건너기 위해 뼈로 만든 도구를 발에 묶어 사용했던 흔적이 발견된다. 당시의 스케이트는 오늘날처럼 스포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동을 위한 실용적인 도구였다. 얼어붙은 수면을 걸어서 건너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스케이팅이라고 하면 단순히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행위만을 뜻하지 않는다.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처럼 서로 다른 기술과 규칙을 가진 스포츠가 존재한다. 같은 ‘스케이트’에서 출발했지만 속도를 겨루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예술적 동작을 표현하기도 하며, 짧은 트랙에서 치열한 순위를 다투기도 한다.
언어 역시 스포츠의 발전과 함께 의미를 넓혀왔다. 처음에는 얼음 위를 이동하기 위한 도구를 가리키던 말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 도구를 타는 행위, 더 나아가 하나의 스포츠를 의미하게 된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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