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탁구 단식에서 유승민은 금메달을 차지하며 시상식에서 월계관을 쓰고 월계수 입은 손에 쥔 채로 많은 스포츠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아테네올림픽은 고대 올림픽의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각 종목 우승자에게 금메달과 함께 월계관을 수여했다. 마치 고대 올림픽 승자를 현대에서 재현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던 것이다. 아테네올림픽은 공식 엠블렘에도 월계관을 사용하기도 했다.
월계관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한자로 ‘月桂冠’이라고 쓴다. ‘달 월(月)’, ‘계수나무 계(桂)’, ‘갓 관(冠)’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어 ‘laurel wreath’, ‘laurel crown’을 번역한 말이다. ‘laurel’은 월계수, ‘wreath’는 화환이라는 뜻이며 ‘crown’은 왕관이라는 의미이다. 월계관은 줄여서 ‘계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본은 1896년 아테네올림픽이 열린 뒤 영어 ‘‘laurel wreath’를 ‘월계관’으로 번역해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청주 브랜드 ‘월계관’이 처음으로 상표등록을 한 것은 1905년으로 아테네올림픽이 개최되고 몇 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월계관은 원래 그리스어로 ‘kotinos’라고 표기하는데 월계수관이 아니라 올리브 잎으로 된 관을 뜻한다. 고대 올림픽 발상지 올림피아에서 자란 야생 올리브 나무인 칼리스테파노스 엘레아 가지가 ‘kotinos’였다고 한다. 올림피아 축제 승자에게 고대 그리스의 영웅 헤라클레스가 준 것이 올림피아의 정원에 심은 올리브의 가지였다고 하는데, 이것이 올리브관의 유래라고 한다. 실제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에게 수여한 것은 월계관이 아닌 올리브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에서 월계관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진 것은 그리스에 이어 로마제국에서 각종 투기 대회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둔 사람에게 월계관이 주어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는 스포츠 학자들이 많다.
우리나라 언론은 1930년대부터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서 올림픽과 관련해 월계수와 월계관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 조선왕조실록에는 월계수와 월계관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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