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75] 펜싱에서 왜 인사를 ‘살뤼’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8-11 06:33
펜싱 국제대회에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서로 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펜싱 국제대회에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서로 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펜싱 경기 전 후 선수들은 상대 선수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공식 용어로는 ‘살뤼(Salut)’라고 말한다. 펜싱 공식 용어를 모두 프랑스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프랑스어이다. 이 말은 경례를 뜻하는 영어단어 ‘Salute’와 어원이 같다. (본 코너 1151회 ‘펜싱 경기 용어는 왜 프랑스어를 사용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Salute’ 어원은 라틴어 ‘Salutare’이다. 라틴어 접두사 ‘Salut’ ‘Salus’ 등은 건강, 복지, 인사 등을 의미한다. 고대 프랑스어 ‘Salut’를 거쳐 중세 영어부터 차용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선 정중하게 하는 인사를 ‘경례(敬禮)’라고 공통적으로 사용했다. 상대에게 경의를 나타내는 말이다. 나이와 지위 고하에 따라 하위자가 상위자에게 하는 동작을 의미한다. 경례는 원래 불교 용어로 ‘공경예배(恭敬禮拜)’를 줄인 말이다. 부처나 승려에게 예배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경례’라는 말은 원문 167회, 국문 65회 등 총 232건이 검색되는 것으로 볼 때 조선시대 때부터 일상화된 말로 많이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일제강점기 때부터 우리나라 언론은 스포츠에서 경례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1년 5월25일자 ‘養實學院運動會(양실학원운동회)’ 기사에 평안도 양실학원 춘계운동회에서 학생들이 학교 교사에게 경례를 했다고 보도했다.

펜싱은 ‘살뤼’를 하며 시작과 끝을 맺는다. 이때 칼을 무릎 아래로 내리고 상대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해야 한다. 비록 칼을 들고 경기를 하더라도 경기 전후에는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다른 종목에서 ‘어탠션(Attention)’이라고 영어로 말한다. 한국이 종주국인 태권도는 경기에 들어가기 전 한국어로 ‘차렷, 경례’라는 말을 하는 공식적인 인사법을 경기 규칙에 아예 포함시켰다. (본 코너 578회 ‘왜 태권도에서 ‘경례(敬禮)를 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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