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서 멈춘 LG, '피지컬 밀어내기' 전략에 속수무책... 프로농구 첫 리버스 스윕 위기

전슬찬 기자| 승인 2025-05-14 13:15
조상현 감독
조상현 감독
구단 사상 첫 우승까지 1승만 남겨두었던 프로농구 창원 LG가 서울 SK의 강력한 '피지컬 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2연패에 빠져 리버스 스윕(역싹쓸이)의 공포에 직면했다.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5차전에서 LG는 SK에 56-86으로 30점 차 대패를 당했다. 앞서 4차전에서도 48-73의 대패를 당했던 LG는 시리즈 스코어 3승 2패로 여전히 앞서 있지만, 우승까지 1승이 남은 상황에서 대패를 거듭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챔프전에서 3연승으로 앞선 팀이 4연패로 우승을 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5차전 패배로 LG는 농구 역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 위기에 놓이게 됐다.

SK의 전희철 감독은 반등의 필수 요소로 '밀어내기'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리바운드, 수비, 스크린 등 모든 플레이에서 LG 선수들을 골대 반대 방향으로 밀어내라는 지시에 따라 SK는 강한 몸싸움으로 LG의 공격 작업을 완벽히 차단했다.
서울 SK 자밀 워니와 창원 LG 아셈 마레이가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서울 SK 자밀 워니와 창원 LG 아셈 마레이가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LG의 주요 득점원인 센터 아셈 마레이와 파워포워드 칼 타마요의 위력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LG는 이들 두 선수를 제외하면 고강도 압박을 뚫고 골밑까지 진입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약점이 노출됐다.

이날 LG의 곤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자유투다. LG가 획득한 자유투는 단 12개로 SK(23개)에 크게 뒤졌다. 이마저도 자유투 성공률이 낮은 마레이를 제외하면 박정현이 얻어낸 2개가 전부였다. 또한 LG는 2점 시도보다 3점 시도가 월등히 많아 골밑 진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보여줬다.

게다가 SK는 가드뿐 아니라 포워드까지 3점 라인 밖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전술로 LG를 괴롭혔다. 이를 돌파하려면 저돌적인 골밑 공략으로 자유투를 획득하면서 SK 빅맨들의 파울 트러블을 유도해야 하지만, 1-3차전에서 이 역할을 맡았던 타마요는 5차전에서 자유투를 한 번도 얻어내지 못하고 8점에 그쳤다.

조상현 감독은 경기 후 "내가 경기 플랜을 잘못 짰다. 선수들이 적극성을 갖고 경기에 임했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자책했다. 이어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내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이라며 "빨리 분위기를 전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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