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종목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를 겨루는 종목은 단거리경기이다. 단거리 경기는 영어 ‘sprints’를 번역한 일본식 한자어이다. 짧은 거리라는 뜻인 ‘단거리(短距離)’와 기술의 낫고 못함을 겨룬다는 뜻인 ‘경기(競技)’의 합성어로 짧은 거리에서 실력을 다툰다는 의미이다. (본 코너 666회 ‘육상경기에서 ‘경기(競技)’라는 말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참조) 단거리 경기는 구체적으로 100m, 200m, 400m 등 3종목으로 순위나 기록을 겨루는 것을 말한다.
일본국어 대사전에는 ‘단거리’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메이지 40년인 1907년 6월28일자 호치신문 보도였다고 설명한다. 이 기사는 ‘2백40간(약436m) 단거리 레일을 까는데 10만엔의 공사비가 든다’고 보도했다. 육상경기에서 단거리라는 말을 처음 쓴 것은 1923년 노구치 겐사부로가 펴낸 ‘육상 경기법’이었다. 여기서 단거리경주, 단거리경영 등의 말이 등장했는데 이를 보통 단거리라고 줄여서 말했다. 한자나 영어 등의 어휘를 줄여서 쓰는 경향이 많은 일본인들은 'sprints'라는 영어 단어를 의미론적으로 해석해 '단거리'라는 말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선 단거리라는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했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단거리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단거리라는 말이 육상 용어로 처음 등장하는 것은 조선일보 1925년 1월1일자 ‘육상의 황금긔를 지엇다’라는 기사였다. 양정고보 운동부의 일본인 봉안창태랑(峰岸昌太郞)이 쓴 기사에서 ‘대정십년경(大正十年頃)은 조선(朝鮮)의 육상경기(陸上競技)가 매우어렷섯다 그리하야 단거리(短距離)의『스타트』까지도모를지경(地境)이엇다’고 전했다. 여기서 대정십년은 일본 대정(다이쇼) 천황이 즉위한 지 10년째 되는 1922년이며 당시 일본에서 시작된 육상경기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던 시기였다. 국내서는 1924년 원달호에 의해 육상경기규칙급부록이 편찬되며 육상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기원전 776년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첫 올림픽이 열릴 때의 기록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 때 직선 단거리 경주(그리스어 스터디온, 약 192m)에서 엘리스 출신의 콜로이보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고대올림픽은 이후 4년에 1번씩 1000년동안이나 계속됐다고 한다. 육상 종목에서 단거리는 최초의 종목이라는 기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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