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이의리는 이번 시즌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17을 기록하며 믿기 힘든 부진에 빠졌다.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선발로서 경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면서, 팀 불펜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5이닝을 넘기지 못한 경기가 반복될수록, 뒤이어 나오는 중간 계투진은 불필요한 실점과 과도한 투구 수를 감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팀 전체의 경기 운영이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마무리 정해영 또한 안정감을 잃었다. 52경기에 등판했지만 평균자책점 4.17, 블론세이브 7회라는 기록은, 결정적인 순간 팀의 리드를 지켜주지 못한 빈번한 상황을 보여준다. 팬들이 기대했던 ‘9회말 문지기’ 역할은 더 이상 제대로 수행되지 않고 있다. 구위나 제구력은 예전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경기 막판 긴장감 속에서 팀의 운명을 쥐고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흔들리고 있다.
팬들의 실망감은 당연하다. 믿었던 두 기둥이 동시에 흔들리고, 팀 전력의 균형이 깨지며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남은 시즌 동안 정해영과 이의리가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KIA의 가을야구 진출은 더욱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구단 차원에서도 단순히 선수 개인의 컨디션 문제로 넘길 것이 아니라, 전체 투수진의 안정과 경기 운영 방안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결국, 이번 시즌 KIA의 문제는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니다. 정해영과 이의리의 기록이 보여주듯, 팀 투수진의 구조적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났고, 그것이 경기 결과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디펜딩 챔프'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투수 관리뿐 아니라, 팀 전력 전반을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팬들은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믿었던 투수진이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KIA가 남은 경기에서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지, 그리고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목표를 지킬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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