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메이저리그 시장에서도 베테랑들의 몸값 폭락은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한때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호령했던 폴 골드슈미트는 2025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1,250만 달러에 계약하며 자존심을 세우는 듯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인 2026시즌, 그는 전성기 연봉의 6분의 1 수준인 4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카를로스 산타나의 사례는 더욱 극적이다. 2025년 클리블랜드와 1,200만 달러의 고액 계약을 맺었던 그는 시즌 중 부진과 에이징 커브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2026시즌을 앞두고 그가 손에 쥔 금액은 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불과 1년 사이에 몸값이 6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이처럼 수천만 달러를 주무르던 메이저리그의 대스타들도 시장의 냉정한 평가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손아섭이 1억 원이라는 금액에 도장을 찍은 것은 '실망'보다는 '생존'과 '명예'를 선택한 비즈니스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FA 미아로 남아 은퇴 기로에 서는 것보다, 1억 원을 받더라도 현역 생활을 연장하며 KBO 리그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해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선수 가치를 보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결국 연봉 1억 원은 손아섭에게 굴욕의 징표가 아니라, 다시 한번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보증금'과 같다. 메이저리그의 골드슈미트와 산타나가 그랬듯, 프로의 세계에서 이름값은 과거의 훈장일 뿐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제 공은 손아섭에게 넘어갔다. 그가 올 시즌 '가성비'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이 차가운 비즈니스 논리를 실력으로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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