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북한-베트남 여자배구 친선 경기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210062413096645e8e9410871751248331.jpg&nmt=19)
랠리는 자동차 경주 용어로도 쓴다. 폐쇄된 서킷에서 단거리로 열리는 레이스와는 달리 랠리는 일반도로에서 5,000km 또는 5일간 등 장거리 구간을 달리는 대회를 말한다. 국제적으로는 겨울에 열리는 ‘몬테카를로 랠리’와 유럽과 아프라키를 잇는 ‘파리-다카르 랠리’가 유명하다.
랠리는 일반 명사로는 대형집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자신들의 의견이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대중들이 모여 갖는 큰 모임을 랠리라고 부른다. 경제 용어로 랠리는 가격의 반등을 의미한다. 물가나 주식이 하락 후 가격을 회복하는 것을 말할 때 쓰기도 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 등에 따르면 rally 어원은 프랑스어 ‘rallier’에서 유래됐다. 통합하다는 뜻으로 접두어 ‘re’와 ‘lier’의 합성어에서 나왔다. 17세기초부터 영어에서 재결합하거나 재정렬 한다는 의미로 쓰였으며 집회 등이나 육체적, 감정적 상태를 묘사할 때도 사용했다.
스포츠용어로 랠리는 영국 테니스에서 먼저 사용했다. 1800년대 테니스 코트에서 플레이할 때 용어로 랠리를 썼다. 상대와 슛을 주고 받으며 연습하거나 워밍업을 하는 행위와 함께 점수를 따기 전에 선수끼리 주고받는 일련의 플레이를 일컫는 말이었다. 테니스에서 시작된 랠리는 스포츠 전반에 걸쳐 퍼졌다. 주먹을 교환하는 복싱 용어로 랠리를 사용하기도 했다. (본 코너 480회 ‘‘랠리포인트(Rally Point)’에서 랠리는 어떤 의미일까‘ 참조)
배구에서 랠리는 서브가 들어간 순간부터 경기가 종료되어 점수가 결정될 때까지의 공이 오가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한 번의 플레이’ 전체를 뜻한다. 한국 배구 규칙서에서도 랠리와 ‘랠리 포인트(rally point)’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구체적 첫 사용 연대나 공식 기록을 찾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1990년대 이후 국제배구(FIVB) 및 각국 규칙서에서 표준 용어로 자리잡았다.
배구는 역사적으로 ‘사이드아웃(side-out)’ 제도를 써서 서브하는 팀만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그에 비해 랠리포인트 제도는 랠리에서 이긴 팀이 누구든 점수를 얻는 제도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1999년 이 제도를 채택했고 2000년부터 전 경기에서 시행했다.
북한 배구에선 랠리를 ‘공다툼’이라 부른다. 이는 ‘공이 서로 오가며 다투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공(球)‘은 경기의 중심 대상이며, ’다툼‘은 두 팀이 공을 놓고 경쟁하며 주도권을 벌이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같은 표현은 영어의 기술적 용어를 기능·상황 중심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공싸움‘ 또는 ’공을 다투는 순간‘이라는 행위 중심적 해석이 북한 스포츠 언어의 전형이다.
북한 배구는 국제 용어들을 직관적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한다. ‘서브’를 ‘넣기’ 혹은 ‘공넣기’, ‘스파이크’를 ‘강타’, ‘리시브’를 ‘받아치기’ 등으로 부른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흔히 쓰는 영어 용어를 그대로 음차해 쓰는 한국·세계와 달리, 북한은 스포츠 행위 자체의 성격을 드러내는 순우리말 또는 한자어로 의역한다. (본 코너 1681회 ‘북한 배구에서 왜 '서브'를 '넣기'라고 말할까’, 1682회 ‘북한 배구에서 왜 ‘스파이크’를 ‘강타’라고 말할까‘, 1685회 ’북한 배구에서 왜 '리시브'를 '받아치기'라고 말할까‘ 참조)
북한 스포츠 용어 전반은 단순 번역을 넘어 교육·훈련의 맥락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용어 하나만 들어도 선수나 관중이 그 행위의 성격과 목적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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