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21] 왜 ‘속사권총’이라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9-28 05:22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사상 처음으로 속사권총에서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한 조영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사상 처음으로 속사권총에서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한 조영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말년병장' 조영재(국군체육부대)가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조영재는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25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영재가 획득한 은메달은 한국 사격이 이 종목에서 따낸 최초의 메달이다.

속사권총(速射拳銃)은 말 그대로 신속하게 권총을 발사하는 것을 뜻한다. 일본식 한자어로 ‘빠를 속(速)’과 ‘궁술 사(射)’를 쓰는 속사는 신속하게 쏜다는 의미이다. 주먹 권()’총 총()’을 쓰는 권총은 한 손으로 조작을 할 수 있는 총을 말한다. 속사권총은 영어 ‘Rapid fire pistol’을 번역한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Rapid fire pistol’1890년대부터 처음 사용했다. 대포나 권총 등을 신속하게 계속 발사한다는 의미로 이 말을 많이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속사권총이라는 말은 우리나라 언론이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했다. 조선일보 1939318일자 헬싱키·올림픽 푸로그람’이라는 기사에 ‘속사권총’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당시 1940년 하계올림픽을 도쿄로 유치했던 일본은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미국이 보이코트를 시사해 개최권을 반납하고 비어있던 개최권이 유치경쟁을 벌였던 핀란드 헬싱키로 넘어갔다. 하지만 1939년 9월 유럽에서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함에 따라 핀란드 또한 소련의 침공으로 결국 올림픽 개최를 포기했다. 우여곡절로 올림픽 개최를 하지 못한 핀란드와 일본은 각각 1952년 헬싱키 올림픽과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개최했다.

속사권총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1908년 런던 올림픽,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3번을 빼고 모두 정식종목으로 개최됐다. 1904년과 1928년 올림픽은 사격 종목이 올림픽 종목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됐다.

속사권총은 남자 전용 종목으로 권총으로 25미터 거리의 표적을 쏜다. 한 번에 5발씩 5개의 표적에 대해 사격하며, 전후반으로 나눠서 각각 8초 2번. 6초 2번, 4초 2번씩 등 총 60발을 사격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채택된 결선은 6명이 출전하는데 4초 이내에 표적 5개에 1발씩 총 5발을 쏘는 것을 1시리즈로 묶어서 진행된다. 1발당 표적 9.7점 이상을 맞히면 1점, 9.7점 아래면 0점을 얻는 식이다. 4시리즈부터는 최하위가 한 명씩 탈락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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