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 축구 U-17 국가대표팀 주장 김유진 [AFC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02607212808442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우리나라에서도 주장이라는 말을 쓴 지는 매우 오래됐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국역 784회, 원문 886회 등 총 1,669회 등장한다. 대부분 군사적 용어로 많이 사용했다.
근대에 들어 일본이 서양식 스포츠를 도입하며 영어 ‘캡틴(captain)’을 번역한 용어가 바로 ‘主將(しゅしょう)’이었다. 식민지 시기 조선은 일본의 체육 제도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 결과 ‘주장’이라는 말도 한국 스포츠 언어 속에 뿌리내렸다.
미국직업야구단측선수(米國職業野球團側選手) 주장(主將)「헌트」(쎄ㄴ트루이 쓰카듸낼)뿌쉬(늬유욕양키군(軍))호잇트(늬유욕양키군(軍))페ㄴ크(뽀스튼적답군(赤踏軍))홉프맨(늬유욕양키군(軍))수에르(클리보랜드군(軍))케리(늬유욕거인군(巨人軍))스틔분손(클리브랠군(軍)) 라배니(쎄ㄴ트루이쓰카듸낼)폭크—(시아고백답군(市俄古白踏軍))스틔ㅇ게ㄹ(늬유욕거인군(巨人軍))뮤셰르(늬유욕거인군(巨人軍))아그리퓌드(뿌르클린군(軍))스추렁크(시아고백답군(市俄古白踏軍)) 전조선군측선수(全朝鮮軍側選手)주장(主將) 이원곡(李源谷)박석윤(朴錫胤)(중앙체육단주장(中央體育團主將))김태술(金泰述)(대구(大邱))박천병(朴天秉)(중앙단(中央團))이태훈(李泰薰)(중앙단(中央團))이석찬(李錫賛)(평양(平壤))안익록(安益祿)(휘문(徽文))김종세(金鍾世)(휘문(徽文))마춘식(馬春植)(배재단주장(培材團主將))함용화(咸龍華)(배재(培材))후보자손희운(後補者孫熙運)(중앙단(中央團))장의식박안득김성환(張儀植朴安得金星煥)(배재(培材))’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미국 메이저리그 선발팀이 방한해 우리나라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북한에서는 ‘주장’ 대신 ‘기둥선수’라는 말을 쓴다. 1960년대 중반 ‘문화어 정리사업’ 과정에서 북한은 ‘주(主)’, ‘장(將)’ 같은 위계적 한자어를 순우리말로 바꾸었다. ‘심판→재판원’, ‘코치→지도원’, ‘주장→기둥선수’가 그 예다. (본 코너 1581회 ‘북한은 문화어에서 스포츠 용어를 어떻게 바꾸었나’, 1583회 ‘북한에선 ‘감독’을 왜 ‘지도원’이라 말할까‘, 1584회 ’북한에선 왜 ‘심판’을 ‘재판원’이라 말할까‘ 참조)
‘기둥선수’는 ‘기둥’과 ‘선수’의 합성어이다. 기둥은 집을 받치는 중심, 즉 버팀목을 의미한다. 명령하는 리더가 아니라, 집단을 떠받치는 존재로서의 상징이다. 일본식 한저어인 ‘선수(選手)’는 ‘가릴 선(選)’과 ‘손 수(手)’자가 합친 말이다. ‘선수’는 영어 '플레이어(player)' 또는 '애슬리트(athlete)'를 옮긴 말이다. 영어적인 의미로는 ‘노는 사람’, 또는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선수라는 말은 일제시대에 들어왔다. 그 이전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선수’라는 말이 딱 1번 나온다. 순종 16년(1923년) 5월21일, “옥돌장(玉突場)에 나아가 당구 선수(撞毬選手) 모리자키 쿠라지로〔森崎庫次郞〕 등의 당구(撞毬)를 관람하였다. 그리고 술과 안주 비용으로 일금 55원(圓)과 물품을 차등 있게 내려주었다”며 순종이 당구 경기를 직접 관람했다는 내용이다. 일제시대 순종 때 등장했던 것이다. (본 코너 14회 ‘‘선수(選手)’에 ‘손 수(手)’자가 들어간 까닭은‘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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